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참고할만한 다큐가 있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할까 합니다.

브렛 게일러 감독의 <찢어라 리믹스 선언>(rip : A Remix Manifesto)입니다.




1. 저작권과 창작의 자유

다큐는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주된 이야기는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 Girltalk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Girltalk는 매쉬업 기술을 통해 종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을 편집하여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입니다.

다큐에서 그가 음악을 믹싱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단순히 기존의 음악을 짜집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전혀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하에서는 그가 원저작자의 허락없이 만들어내는 모든 음악은 불법입니다.

현행 저작권 관련 법규는 Girltalk와 같은 뮤지션들의 창작의 자유를 현저히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쉬업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2.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전도서 1:6~10)

성경에 보면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라는 전도서 구절이 있습니다.

전도서에 나오는 이 구절 만큼 저작권의 본질을 잘 지적하는 문장은 없을 것입니다.

월트디즈니를 보면 저작권과 관련된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자기모순적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들은 이미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창작된 저작물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트디즈니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공짜로",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하여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디즈니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3. 미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이처럼 저작권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디즈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은 이제 국가차원에서 저작권 보유 영리단체들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개발도상국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다른 국가들의 지적재산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각종 영역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시작하자, 후발주자들에게 저작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가 주장해온 "사다리 걷어차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죠


4. 공포 분위기 조성

이미 불법 다운로드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해 왔던 저작물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미국 저작권 관련 단체에서는 기득권 보호를 위해 크게 2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국 국민들에게 사용하는 방법인데, 불법 사용자들을 고소하고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합니다.

다음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저작권 보호정책인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개발도상국에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역제재 등을 통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입니다.

5. 기술의 발달과 수익모델의 변경

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종래의 기득권을 무너뜨리죠. 복사기술은 필사본을 만들던 사서들의 수익을 박탈했고, 텔레비젼은 라디오 산업을 붕괴시켰습니다. 인터넷의 출현은 신문, 잡지, 방송 등 올드 미디어들을 총체적인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영화사, 음반사 등 기존의 미디어들은 저작권을 무기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기 시작하면서 유튜브, 블로그 등 새로운 미디어들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신구 세력간 갈등은 결국 무엇이 정의에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강하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로운 정보의 공유가 저작권보다 중요하고, 저작권을 위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것이 불법다운로드보다 더욱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연대해서 이 전선에서 힘을 모으고, 기득권과 맞서 싸울때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 과연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인가?

누구나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은 결국 어느 누구도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권은 대부분의 경우 집합적 지식의 총체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변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문화적으로 더욱 풍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의 독점은 기득권자들에게 부를 가져다줄지는 모르지만, 평등과 자유라는 인터넷의 본질에 반하며,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혜택을 완전히 사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저작권에 대한 해법이 무엇이든간에, 정보에 대한 접근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다면 한 번쯤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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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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