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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0 셧다운제는 위헌이다. (28)

1. 들어가며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새벽 0시부터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포함한 청소년보호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하고, 11월 그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이를 방지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러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헌법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청소년, 게임업체, 부모의 측면에서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점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 청소년의 "게임을 할 권리" 및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침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특정시간(0시~6시) 동안 인터넷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권리"라는 기본권을 제한당하게 됩니다.

양심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처럼 헌법에서 명문으로 "게임을 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에서는 "행복추구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행복추구권은 일반적인 행동 자유권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이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게임을 할 권리"도 당연히 행복추구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기본권입니다.

물론, 기본권이라고 해서 언제나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권리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할 권리"도 법률로서 제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침해의 정도에 이르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이를 위헌으로 판단하여 법률적 효력을 상실시키는데, 여기서 기본권의 합리적인 제한인지 여부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그 목적이 헌법과 법률체계 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기본권 제한의 수단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것이어야 하며(수단의 적정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가장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적은 수단을 선택해야 하고(침해의 최소성), 기본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로 인해 제한되는 기본권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법익의 균형성).

만약, 법률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런 법률은 헌법을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게임 셧다운제도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단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셧다운제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한 수단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선, 게임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을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심야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이 아닐 수 있는 반면, 허용된 시간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며, 특정시간에 일률적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입법학회가 올해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 중 약 46%가 셧다운제가 실시되더라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셧다운제도가 실시된다고 해서 게임중독 예방 및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 게임 셧다운제도는 침해의 최소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특정시간 동안 청소년들의 게임접속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완화된 수단을 통해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시간 이상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시간대에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이미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에 포함되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셧다운제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도 침해합니다.

헌법재판소는 1993. 5. 13.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면서, 판결이유에서 당구를 통하여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리고자 하는 소년에 대하여 당구를 금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게임산업은 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게임인구 확대에 발맞추어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청소년들도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게임이란 이미 오락이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입니다. 공부대신 운동, 음악, 미술을 자신의 길로 선택한 청소년들이 밤을 새워 연습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것과 게임으로 자아를 실현하려는 학생들이 밤을 새워 게임을 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게임을 단순한 오락으로 즐긴다고 해서,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의 내용인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에 대한 침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온라인 게임업체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명문상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헌법에서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란 자기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포함합니다.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업체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발생합니다.

셧다운제로 인해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와 관련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수단의 적정성 측면에서 보면,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임서비스의 특성상 실제 가입자가 명의인과 동일한 사람인지 게임업체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청소년들이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게임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쉽게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과몰입을 예방 및 방지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또한, 게임업체가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게임시간을 개별적으로 제한하거나, 총 게임시간을 이메일 등을 통하여 통지하는 방식으로도 아이들의 게임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면, 셧다운제와 같은 일률적인 통제방식은 지나치게 기본권을 많이 제한하는 수단이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4.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등의 원칙에서 말하는 평등이란 모든 대상을 항상 동일하게 대하라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별을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입니다. 따라서, 입법자는 객관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규범의 대상을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규율해야 합니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서는 인터넷 게임으로 셧다운제 적용대상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일반 패키지 게임처럼 네트워크 기능을 포함하지 않은 PC 게임들은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두가지 게임 사이에는 차별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이런 차별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 차별인지가 문제됩니다.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므로,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차별이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게임과 비네트워크 게임 사이에 중독성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 게임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네트워크 게임의 중독성이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현저히 높아야 합니다.

물론 네트워크 게임은 여러 게이머가 동시에 접속하여 상호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보다 더 흥미로운 오락적 요소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네트워크 게임 중에서도 이혼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풋볼 매니저"나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문명"과 같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네트워크 기능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셧다운제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게임만을 셧다운제의 적용대상으로 한 이유는 그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법집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독성이 높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네트워크 게임, 중독성이 낮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헌법에서 말하는 평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입니다.

5.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게임은 이미 오래전에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산업이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가 시행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업체와 외국 게임업체 사이에는 셧다운제와 관련된 차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차별이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의 경우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중독성이 훨씬 강해야하는데, 이렇게 판단할만한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사한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유튜브" 사건에서도, 게임물 등급심사와 관련된 "부족전쟁" 사건에서도 발생했었는데, 이는 기술적인 발달로 서비스는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제권한은 국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권한의 한계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를 적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불이익은 모두 국내 게임업체가 감수해야 합니다. 셧다운제가 시행되어 국내게임에 대한 접속이 불가능해지면, 국내 게이머들은 외국의 유사 게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미 전지구적 범위에서 게임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실효성도 크지 않은 셧다운제로 국내 게임업체의 손발을 묶는다면, 과연 국내 게임산업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이 앞섭니다.

게임중독의 문제는 비단 대한민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셧다운제라는 방식으로 이를 규제하는 나라가 극히 일부에 불과한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6. 부모의 교육권 침해

모든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가집니다. 부모의 교육권이란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ㆍ사회관ㆍ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부모의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00. 4. 27 원칙적으로 과외를 금지하고 있던 "학원의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 제3조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립니다. 헌재는 판결이유에서 부모의 자녀교육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원칙적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일률적으로 특정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녀의 활동에 대해 부모 대신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부모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교육권 침해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하여, 자녀들이 심야에 게임을 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있겠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자녀가 심야에 게임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가 스스로, 또는 아이와의 합의를 통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며, 국가가 부모의 교육권을 대신하여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의 선택이 맞건, 틀리건 그 권한과 책임은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이며, 부모의 철학에 따른 수많은 교육방법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7. 게임은 과연 폭력을 부르는가

최근들어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된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젊은 부부가 유아를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 등. 이런 패륜적인 범죄의 발생이 셧다운제를 도입함에 있어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과연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범죄학자 로런스 셔먼에 따르면 PC 열풍을 타고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미국 가정 속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오히려 청소년 범죄도 곤두박질 쳤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 살인사건은 1993년에서 1990년대 말 사이에 3분의 2로 줄었고 이후 다시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그렇게 치명적인 존재라면 비디오 게임이 보급되자 살인사건의 발생 회수가 오히려 줄어든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랜스 커트너 박사와 셰릴 올슨 박사는 미법무부의 요청으로 2004년부터 2년여에 걸쳐 1,200명의 아동과 5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게임의 폭력적인 묘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종국적으로 내린 결론은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아동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비디오 게임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만약 게임이 현실 폭력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집단은 프로게이머 집단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잠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연습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집단이 또래 집단에 비하여 범죄율이 높다는 연구나 통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미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경쟁시스템은 학교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청소년들이 학업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 말고는 성취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없는 학교라는 좁은 틀 안에서, 왕따의 공포를 이겨가며 청소년들은 잠시라도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오락수단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없이,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원인은 단순히 게임의 중독성 때문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셧다운제가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 노력도 뒷걸음질치게 될 것입니다.

8. 법적 규제는 최후의 수단

심야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음주나 흡연 등의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떨어지고, 범죄율도 현저히 낮아지고, 청소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낮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교육권과 청소년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신뢰하기 때문이며, 법률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역사의 발전이란 곧 자유의 확대 과정'이라 말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유와 권리를 얻어내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투쟁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서 얻어낸 자유와 권리를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다시 국가에 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역사의 발전을 부정하고,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 마치며

모든 미디어는 등장 초기 음란물을 통해서 확대되어 왔습니다. 인쇄기가 발명되자 음란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사진기가 나오기 무섭게 음화가 등장했으며, 초기 비디오시장에서도 70%가 성인비디오였습니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가장 먼저 음란물이 유포되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음란물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음란물의 범람을 우려하여 인터넷을 억압했다면, 우리는 인터넷 결재도, 온라인 쇼핑몰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성세대에게 낯선 미디어라고 해서, 본질적인 원인에 대한 확증도 없이 게임을 모든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여 억압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게임이 가져다줄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 셧다운제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합리적인 정책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셧다운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cafe.naver.com/noshut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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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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