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많은 게이머들이 학수고대하던 디아블로 3의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디아블로 3는 시대를 풍미한 명작들을 탄생시킨 블리자드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유저들 상호간의 아이템 거래를 중개하는 화폐경매장 때문에 더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화폐경매장은 제외되었고, 게임이 출시되어도 한국 유저들은 당분간 화폐경매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아이템거래에 대한 반감과 게임 순수주의

많은 게이머들은 아이템 현금거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게임에 있어서 만큼은 돈이 아닌 실력과 노력에 따라 경기력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게임은 잘 하지도 못하면서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해서 앞서 나간다는 사실은 많은 게이머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게이머들의 분노에는 기회의 균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세계에서의 불만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저간 아이템 거래 관련 규제 상황

현재의 아이템 거래 규제 상황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고포류(고스톱이나 포커 등)가 아닌 일반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유저들끼리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IMI나 아이템베이같은 중개사이트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저들 상호간의 아이템 거래 자체가 불법이었다면, 이런 중개사이트들은 처벌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임회사들은 약관으로 유저들 사이의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며,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는 유저들간의 아이템 거래를 인정하는 게임들의 등급 분류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저들간의 아이템 거래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는 않지만, 약관에서 유저간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가 적발될 경우 계정이용정지 조치 등 각종 불이익을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불안정한 거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에 때문에 유저들간의 아이템 거래가 사실상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게임아이템 거래는 인정되어야 하는가

이런 상황이라면, 유저간 아이템거래에 대한 논의는 아이템 거래를 인정할 것이지 여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유저간 아이템 거래의 폐해가 크다면 법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맞고, 아이템 거래를 인정해야 한다면 우회적인 방식으로 아이템 거래를 막고 있는 현재의 규제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이 순리에 맞기 때문이다.

유저간 아이템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핵심적인 근거는 게임의 순수성 훼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순수성 훼손의 측면에서 봤을때 게임회사가 판매하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과 다른 유저가 판매하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의 시스템은 게임의 순수성은 지키지 못하면서 유저간 안정적인 거래수단을 박탈함으로써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아이템 거래는 전면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아이템 거래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게임위의 신중함도 납득할만한 측면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가정해보자. A라는 MMORPG 게임의 특정 마을에 주점이 있고, 주점 안에는 미니게임 형식의 작은 슬럿머신이 있다. 게임머니를 넣으면 플레이 할 수 있고, 확률은 낮지만 배당되는 금액도 크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로지 슬럿머신만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나마, 현재는 거래금지 약관조항 때문에, 거래가 위축되는 효과라도 존재하지만,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구입하고, 슬롯머신에서 당첨된 금액을 즉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게 된다면, 게임 전체의 사행성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다.

근래에 끊임없이 논란이 되었던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입하고 아이템을 오픈하면 확률에 따라 좋은 선수나,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경우, 만약 획득한 아이템을 즉시 안정적으로 판매하여 현금화할 수 있다면, 아이템 구매와 판매만을 되풀이하는 게임 유저들이 양산될 가능성도 결코 적지 않다.

이처럼, 아이템의 안정적인 현금화 가능성은 게임의 사행성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게임위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명확한 기준과 납득할만한 근거

하지만, 문제는 게임 전체의 사행성을 부추기는 각종 확률형 아이템들은 아무런 규제없이 판매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유저간의 아이템 거래는 사실상 금지되어 유저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행성에 대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여, 사행성이 심한 아이템 판매는 게임회사에 의한 것이든 유저에 의한 것이든 금지하고, 정상적인 아이템 판매라면 유저간의 거래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순리에 맞는 방식이다.

사행성이란 무엇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사행성을 판단할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사행성은 환전 가능성, 베팅부터 당첨까지 걸리는 시간, 최대 배당률, 1회에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 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위 사례에서 슬럿머신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거나, 교환하는데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생각해보자. 아니면, 슬롯머신이 돌아가는데 한시간이 걸린다거나, 한번에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이 1원에 불과하다거나, 배당률이 1.1배를 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제한조건을 참으면서 도박을 목적으로 슬롯머신을 하는 유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도박을 목적으로 하는 유저들이라면 일시에 많은 금액을 배팅하고,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으며, 베팅부터 배당까지 순환이 빠른 게임을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각각의 요소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법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통제하고, 정상적인 유저간의 아이템 거래는 통제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템거래 허용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쟁이 발발하면, 국가에서는 새로운 화폐를 찍어낸다. 군수장비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화폐를 대량으로 찍어내면,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는 상승한다. 그나마 국가의 경우 국민들에게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라도 주어져있다.

하지만, 게임회사의 경우에는 어떨까? 회사의 선택이나 결정 하나로, 게임내의 경제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킬 수도 있다. 유저들이 비싸게 산 아이템도 공급을 늘려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으며,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평범한 아이템의 가격도 올릴 수 있다. 수요는 게이머들에 의해 결정되지만, 공급은 게임회사가 독점적으로 통제하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자신이 구입한 아이템의 가치가 급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텐데, 게임회사나 대규모 거래업체들이 거래가격을 조작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게임이든 시간이 흐르고 게임의 인기가 수그러들면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기 시작한다. 서버가 통폐합되고, 서비스 종료가 예고된다. 그렇다면, 게임사는 유저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보상을 해야만할까. 아이템 구매시의 가격, 동일 아이템의 최근 판매가격 등 다양한 기준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유저간의 아이템거래가 현실적으로 인정된다면 머지않아 반드시 발생하게 될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 론

유저간의 아이템거래와 관련된 이런 기형적인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어떻게 사행성 문제를 잠재우면서, 유저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유저간 거래가 허용되었을때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문제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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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원칙적으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 제21조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아야만 합니다. 게임위에서는 게임의 폭력성, 선정성, 사행성 등을 심사하여 게임물을 4개의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게임위는 일정한 경우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도 있는데,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받게되면 이의신청을 통하여 등급을 부여받거나 내용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게 됩니다.

블리자드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디아블로 3에서 게이머들간의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하는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디아블로 3가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게임위는 2010. 8. 3. 약관에서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한 황제온라인에 대해 사행성을 문제삼아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입니다.

황제온라인의 전례에 비추어 봤을때, 디아블로 3도 화폐경매장 시스템 때문에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받지 않을지 우려하는 게이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이유로 한 등급거부 결정의 법률적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 심의규정 제18조 제2호는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경우"에는 게임위가 이를 사행성 게임물로 확인하여 등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황제온라인은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약관에서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황제 온라인에 대한 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결정은 위 심의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적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하는 게임이 게임법상의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게임법 제22조 제2항에서는 게임위가 사행성게임물에 대하여 등급분류를 신청한 자에 대하여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아이템 현금거래를 인정하는 게임이 과연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사행성 게임물에 대해서는 게임법 제2조 1의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사행성게임물"이란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로서 그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황제온라인이 고스톱이나 포커처럼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황제온라인이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드린 바와 같이 MMORPG에서 게이머가 획득하는 아이템은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의 노력과 경험의 산물이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황제온라인이 게임약관에서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게임법에서 정한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등급분류 심사기준은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경우"는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한다고 규정하여 사행성 게임물의 범위를 임의로 확대하고, 게임위는 이에 기초하여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황제온라인에 대한 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결정은 명백히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디아블로 3가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통해 게임머니를 현금화한다고 하더라도 게임법상의 "사행성게임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게임위는 디아블로 3가 사행성 게임물이라는 이유로 등급분류를 거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게임위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사행성 게임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따라서, 게임위가 "사행성 게임물"과 관련하여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에서 규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행성 게임물을 확대 해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명백히 재량을 일탈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추후에 디아블로3가 등급심사를 통과하면, 황제온라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당연히 제기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게임위 입장에서도 등급분류와 관련하여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간 형평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법률에 근거한 적법한 처분입니다.

부디 게임위가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근거없는 해석으로 황제온라인에서 범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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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많은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디아블로 3의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디아블로3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화폐경매장에 대한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들을 짚어볼까 합니다.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합법인가? 불법인가?

게임아이템 현금거래가 불법인지 여부에 대해서 아직도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먼저 이에 대해 살펴보도자 합니다.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①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4호의 경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을 하는 자를 제외한다.
7.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제18조의 3(게임머니 등) 법 제32조제1항제7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1.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
2. 제1호에서 정하는 게임머니의 대체 교환 대상이 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게임의 진행을 위하여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도구를 말한다. 이하 같다) 등의 데이터
3.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거나 게임물의 비정상적인 이용을 통하여 생산ㆍ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

게임법은 모든 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의 환전(현금거래)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게임법 시행령 제18조의 3에 따르면 거래가 금지되는 대상은 고스톱, 포커와 같은 도박게임을 통하여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제1호), 이를 대체하는 수단이 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제2호), 게임을 복제, 개작, 해킹하거나, 불법 자동사냥 프로그램(일명 "오토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비정상적으로  획득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제3호)입니다.

따라서, MMORPG 게임에서 자동사냥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획득한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경우에는 이를 거래하더라도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2009. 12. 24. 리지니의 게임머니인 아덴을 환전해주어 게임법위반으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2009도7237 판결)

원심은 "아덴의 획득에는 우연적인 요소보다는 게임이용자들의 노력이나 실력, 즉 게임에 들인 시간이나 그 과정에서 증가되는 경험이라는 요소에 의하여 좌우되는 정도가 더 강하므로, 아덴을 우연적인 방법에 의하여 획득한 게임머니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동의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게임머가 리니지에서 획득한 아덴은 우연이 아닌 노력 및 실력의 결과물이므로, 게임법에서 환전을 금지하고 있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에서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할지라도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불법과 약관위반은 어떻게 다른가

대한민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은 약관에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불법이라고 오해하는 많은 분들은 게임사의 약관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관위반과 불법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불법이란 국가가 법률로 금지한 행위를 위반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약관을 위반한다는 것은 계약당사자간에 지켜야할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A는 B헬스장에 월회원으로 등록하면서 이용료로 10만원을 지불하였습니다. B헬스장 약관에는 헬스장 이용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헬스장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일주일쯤 지나서 운동이 귀찮아진 A는 B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C에게 양도합니다. 하지만, B헬스장은 약관 위반을 이유로 A와의 계약을 해지합니다.

여기서 A가 C에게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한 행위는 불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느 법에서도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는 B헬스장과 약관을 통하여 체결한 계약을 위반하였으므로 계약내용에 따라 계약해지라는 불이익을 받게된 것입니다.

게이머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게이머가 아이템에 대해서 갖고 있는 권리는 채권으로서 게임내에서 그 아이템을 성능과 기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행법은 정상적인 방식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의 거래를 금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의 사용권을 타인에게 양도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게임사와의 계약위반을 이유로 이용중지조치 등의 불이익이 부과될 수는 있습니다.

게임아이템 거래, 그 뜨거운 감자

게임회사에서 지금까지 약관을 통해 게임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시킨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아이템 거래가 양성화되어 거래규모가 늘어나면 가뜩이나 문제가 되고 있는 작업장 및 자동사냥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개를 칠 가능성도 있고, 아이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게임내 경제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아이템 거래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노력이나 실력 보다는 경제력에 따라 우열이 결정되어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윤리적인 비난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지금도 적지 않은 게임아이템들이 중개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데, 아이템을 구매한 게이머들은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게임사로부터 거래의 안전과 관련된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사기사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이므로, 차라리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안전한 거래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3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블리자드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신작게임 디아블로 3에서 처음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화폐경매장 시스템은 향후 게임 비지니스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시험장이 될 것입니다.

화폐경매장이 과연 디아블로 3를 자동사냥프로그램과 작업장의 천국으로 오염시킬지, 게이머들에게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안착시키는 계기가 될지 현재로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게이머와 게임회사에 중대한 교훈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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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게임물 등급위원회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서비스를 중단하라고 구글코리아측에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등급 평가를 받지 않은 게임이 국내 유저들에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MB 정부의 IT 정책 수준을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참 재미있습니다.

입만열면 왜 우리나라에는 닌텐도나 애플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이냐? 우리나라에도 스티브잡스 같은 창조적인 경영자가 나와야 한다고 떠들어 댑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기 때문에 이제 식상하지만, MB 정부가 정말로 애플같은 기업을 갖고 싶다면 우리는 애플이 왜 성공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애플의 성공에는 아이폰의 기술적 탁월함도 한 몫 했지만, 소비자 친화적이고, 개발자 친화적인 생태계의 조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이통사의 통제하에 있던 게임 개발자들은 앱스토어 덕분에 더이상 유통망 확보를 위해 비용을 소모할 필요 없이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유통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게임이 잘 팔리기만 한다면 제작한 게임의 매출액 중 70%를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가 조성된 덕분에 개인 개발자가 만든 게임, 가볍고 간단한 게임들이 급격히 확산되었고, 소비자들과 개발자들 모두 풍요로운 문화적,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종래의 구태의연한 규율로는 더이상 게임시장을 제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 폭발적인 속도로 게임들이 개발될텐데 과연 이런 모든 게임에 일일이 등급을 매기고, 등급에 따라 서비스를 제한한다는게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게임물 등급위원회가 폭발적으로 쏟아져나올 게임들을 모두 정상적으로 평가할 수나 있을까요?

게임위는 주로 선정성, 폭력성, 사행성을 기준으로 게임의 등급을 분류합니다.

그러나, 등급이 너무 세분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등급을 나누는 기준도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비판이 계속 되어 왔습니다.

게임위는 지금까지 사전규제를 통해 게임업체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그 기준의 모호성으로 인한 재량 덕분에 게임업계의 절대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물론 게임위는 이런 기득권을 내려놓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는 기술의 진화와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여야 합니다.

이통사 포털을 통해 미성년자들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많은 스타화보, 성인만화들, 그리고 그런 컨텐츠들을 광고하는 문구의 선정성을 돌아본다면, 게임에 대해서만 등급평가를 통해 그 유통을 제한하는게 청소년을 유해매체로부터 보호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게임개발자 스스로가 자신이 만든 컨텐츠를 자율적으로 심의하여 등급을 부여하고, 사후 심사를 통해 자율적으로 분류한 등급이 잘못되었을 경우 과징금이나 서비스중지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사후규제를 실시할 때가 왔습니다.

MB 정부가 진심으로 대한민국 IT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면, 게임물 등급분규같은 구시대적인 규제방안을 고집하지 말고, 빠른 시일내에 사후규제로 마인드를 전환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한명의 개발자라도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게이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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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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