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어두운 단면을 특유의 재치와 해학으로 파헤쳐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입니다.

물론 저도 그의 골수팬 중 한명이구요.

오늘은 그가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를 비판한 다큐멘터리 "식코(Sicko)"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미국의 의료보험은 어떤 수준인가?

다큐는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첫번째 부류는 보험료를 낼 수 없어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손가락을 잘리고도 의료보험이 없어 봉합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70이 넘은 나이에도 마트를 청소하고, 진통제 대신 브랜디를 마셔야 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나옵니다. 

두번째는 부류는 보험료를 꾸준히 내고도 보험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험사의 말도 안되는 핑계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해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들, 그런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병원에서는 더이상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을 다른 병원 앞에 내다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2.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이런 일련의 사태는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윤 극대화를 쫓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일단 치료비가 많이 들 것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에서 제외됩니다.

당연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1순위 배제 대상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당연히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빌미를 찾아야 합니다.

보험사는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환자의 과거 병력을 샅샅이 뒤집니다.

과거에 있었던 아주 사소한 질병도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보험사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하고, 보험사 임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력한 의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합니다.

이런 부패하고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또한 엄청난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 다른 나라들 이야기

다큐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그리고 쿠바의 의료체계를 미국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사유를 찾으며 돈을 벌고 있는동안 영국의 의사들은 자기가 돌보고 있는 환자들이 담배를 끊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면 그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받고 있습니다.

얼마나 극명한 차이입니까?

미국에서는 의료의 본질을 돈으로 보지만, 유럽의 여러나라들에서는 의료를 건강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쿠바에서도 미국에 비해 국민들이 훨씬 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4. 죽기 싫으면 시스템에 순응해...

생명권과 건강권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기초가 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입니다.

그리고, 의료란 기본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질병과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행위입니다.

돈은 그 다음 이야기죠.

의사와 의료기관이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은 더이상 생존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신대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생명과 건강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면, 국민들은 민주주의적 가치나 인간의 존엄에 대한 고민을 더이상 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와 시장이 제공하는 최소한의 보호라도 누리기 위해서 시스템에 순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료보험 민영화는 단순히 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입니다.

5. 의료보험 민영화 절대 막아야

대한민국에서도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보험 민영화 이후 국민들의 삶이 어떠할지 우리는 Sicko를 통해 똑똑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자본주의 러브스토리(Capitalism : A Love Story)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m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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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오랜만에 마이클 무어의 신작을 접했습니다.

볼링 포 콜럼바인을 처음봤을때 그의 철학과 위트에 참 감탄했었고, 그 이후로 그의 골수팬이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지루한 주제를 재밌고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그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1.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시스템

미국에서는 상위 1%의 국민이 전체 부의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빈부격차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마이클 무어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사회가 상위 1% 안에 속하지 못한 99%의 사람들에게 언젠가 1%에 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과 믿음이 혁명을 막는 일종의 메카니즘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열심히 일한다면 너희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

이런 허울좋은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겁니다.

하지만 위 문장을 반대로 해석하면 만약 누군가가 가난하다면, 그것은 그가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사학자 하워드 진은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에서 자신의 가난한 유년시절을 언급하며, 자신의 부모가 얼마나 성실히 일했는지 회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에서 벗어나본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성실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다시말해 "성실히 일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결론내립니다.

2. 통제를 잃은 금융기관의 횡포

미국의 거대은행들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마치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처럼 장미빛 환상을 심어준 뒤 대출을 받을 것을 유도하고, 대출금에 대하여 고액의 이자를 물린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의 집을 압류하고 주인을 내쫓습니다.

물론,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를 위험하게 투자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과연,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주입하면서 당장 투자자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 같이 고객을 농락하던 금융기관들, 그리고 이를 규제하지 않은 정부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까요?

그들은 이미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고 있는 명문대학 출신 엘리트들을 끌어다가 파생상품을 만들고, 자기 회사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생명보험금을 타먹고, 정관계에 전방위적 로비를 하여 각종 금융규제를 무력화시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금융기관이 도산위기에 직면하자 그들은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의 혜택을 받아 기사회생하고, 투자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원들에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3. 버릴 수 없는 희망 -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시티그룹이 거대 투자자들을 위해 작성했다는 보고서의 내용이었습니다.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부를 차지하지 못한 99%의 국민들에게도 상위 1%와 동일한 투표권이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것이 1%의 부를 지키는데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거대 금융기관의 바램과는 달리 99%의 지지를 받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또,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들의 힘으로, 아메리칸 뱅크는 부당하게 해고되는 사람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쫓겨났던 가족들은 자신들의 집으로 되찾게 되는 일도 생기죠

상위 1%는 이미 미국경제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상위 1%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나머지 99%의 사람들에게 투표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또한, 99%의 사람들 사이의 연대의식이야 말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런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빨리 자각해야 합니다.

허황되게 1%에 편입되기 위하여 노력하기 보다는 탐욕의 사슬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10년전만 해도 어느 누가 미국에서 흑인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리라고 예견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통해 세상은 바뀌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절망하기는 이릅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 식코(Sicko)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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