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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6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 (4)
1. 지사로서의 하워드 진 그리고 투사로서의 하워드 진

지금은 작고하신 조영래 변호사를 이야기하면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사로서의 면과 투사로서의 면모를 같이 갖기는 참 어려운데, 조영래 변호사는 이 두가지 면모를 가지고 있는 보기 드문 사람이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하워드 진도 지사로서의 면모와 투사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갖춘 얼마 되지않는 사람 중 한명이 아닐까 합니다.

하워드 진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지식인입니다. 그와 동시에 시민불복종 운동의 중심에 서있던 반전 평화운동가이기도 하지요

지사로서의 그는 "미국 민중사"를 통해 종래 영웅 중심의 역사기술에 문제를 제기하여, 노동운동가와 인권운동가 등 역사에서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을 역사의 전면으로 끌어올립니다.

또한, 그는 세상의 불의와 맞서 싸우는 투사로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인종차별 및 각종 전쟁에 반대하며 시민불복종 운동을 지도했습니다.

2.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

그의 적지 않은 책들이 국내에 소개되어 있지만, 오늘은 그의 저서 중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책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가장 재밌고, 쉽게 읽히며, 그가 왜 진보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의 자전적 에세이로,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그가 흑인들의 선거권 쟁취 및 실질적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투쟁한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부분은 그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폭격수로 참전하고 돌아와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운동에 참여하기까지의 과정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그의 시민불복종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 그는 현대전의 참상을 알게 됩니다. 제대후 군인 원호법 덕분에 역사를 공부하여 대학교수가 되고, 흑인 여자대학인 스펠만 대학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그는 인종차별의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게 됩니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편하고 쉬운 길이 아니라 비록 실패할지라도 정의를 위해 싸우는 길을 선택합니다.

3. 그가 남긴 교훈

그는 책에서 성공하지 못한 저항이라고 할지라도 무가치한 것은 아니며, 이런 일련의 투쟁을 통해 결국 역사가 변화한다는 소신을 일관되게 펼칩니다.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학자들이 판을 치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하워드 진의 삶을 돌아다보면 한 명의 인간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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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