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헌법소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9.27 셧다운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 (53)
  2. 2011.03.10 셧다운제는 위헌이다. (28)

다음주에 셧다운제 관련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내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블로그를 통해 청구서를 공개합니다.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사건 진행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헌법소원 사건은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리한다는 점, 공익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무료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이런 결정에 동의해주시고, 청구서 작성 과정에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이상엽 변호사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헌법소원에 대해 계속 관심가져주셨던 게임개발자, 게이머, 청소년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헌 법 소 원 심 판 청 구 서


청 구 인 별지 1과 같음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정 진

담당변호사 이 상 엽, 이 병 찬


청 구 취 지

“청소년보호법(2011.5.19 개정법률 제10659호) 제23조의3, 제51조 6의2호는 헌법에 위반된다”
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침해된 권리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 및 교육권, 제11조 평등권
 

침해의 원인

청소년보호법(2011.05.19 개정법률 제10659호) 제23조의3 제1항, 제51조 6의2호
 

청 구 이 유
 

1. 사건의 개요

청구인 A, B는 인터넷게임을 즐겨하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고, 청구인 C, D는 각 청구인 A, B의 모로서 16세 미만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입니다.

2011. 5. 19. 공포된 청소년보호법(2011. 5. 19 개정법률 제10659호) 제23조의3 제1항, 제51조 6의2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 또는 ‘셧다운제’라고 합니다)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23조의3(심야시간대의 인터넷게임 제공시간 제한 등)

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게임물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이하 “인터넷게임”이라 한다)의 제공자(「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고한 자를 말하며, 같은 조 제1항 후단 및 제4항에 따라 신고한 것으로 보는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는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51조(벌칙)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6의2. 제23조의3을 위반하여 심야시간대에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을 제공한 자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게임의 제공자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되면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인 청구인 A, B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할 수 없게 되며,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자녀로 둔 청구인 C, D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자녀들의 게임이용과 관련된 교육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평등권 및 16세 미만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

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 침해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고, 행복추구권은 그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포함합니다(헌재 2003. 10. 30. 2002헌마518).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모든 행위를 할 자유와 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로 가치있는 행동만 그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그 보호영역에는 개인의 생활방식과 취미에 관한 사항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헌법에서 명문으로 ‘게임을 할 권리’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취미로 게임을 즐길 권리도 행복추구권에 포함되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에 속하는 기본권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되면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권리를 제한받게 됩니다.

물론 게임을 할 권리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단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셧다운제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한 수단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4 제1항에서는 인터넷게임 중독을 “인터넷게임의 지나친 이용으로 인하여 인터넷게임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손상을 입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조항에서 말하는 “지나친 이용”이란 합리적으로 해석했을때, 장시간의 이용을 말하는 것이지 심야시간대 이용을 말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넷게임을 심야에 한다는 사실만으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손상을 입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게임 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을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심야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장시간 이용이 아니라면 게임중독이 아닐 수 있는 반면, 허용된 시간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지나친 장시간 이용이라면 게임중독에 해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며, 특정시간에 일률적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셧다운제는 침해의 최소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특정시간대에 청소년들이 인터넷게임을 즐기는 것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완화된 수단을 통해서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세 미만 청소년이나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시간 이상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시간대에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위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2011. 7. 21. 개정 법률 제10879호, 이하 ‘게임법’) 제12조의3, 제45조 제1호에 규정되어 2012. 1. 22.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위 조항에 따르면 게임물 관련사업자는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게임물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과도한 게임물 이용 방지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게임물 관련사업자가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합니다.

제12조의3(게임과몰입·중독 예방조치 등)

게임물 관련사업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정보통신망(이하 “정보통신망”이라 한다)을 통하여 공중이 게임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자에 한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게임물 이용자의 게임과몰입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내용을 포함하여 과도한 게임물 이용 방지 조치(이하 “예방조치”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3.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시 게임물 이용방법, 게임물 이용시간 등 제한

④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게임물 관련사업자에게 예방조치와 관련한 자료의 제출 및 보고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4항에 따라 게임물 관련사업자로부터 제출 또는 보고받은 내용을 평가한 결과 예방조치가 충분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면 해당 게임물 관련사업자에게 시정을 명할 수 있다.

제45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2조의3 제5항에 따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아니한 자

부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게임법상의 선택적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16세 미만 청소년 및 부모가 게임물 관련 사업자에게 요청하여 게임시간을 제한함으로써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시간대에 인터넷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여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침해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학원의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 제22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확인’ 사건에서 “학습자로서의 아동과 청소년은 되도록 국가의 방해를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인격, 특히 성향이나 능력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0. 4. 27. 98헌가16)

따라서, 게임에 소질과 능력이 있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는 게임을 통해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왔습니다. 2009년을 기준으로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약 6조 5,806억원이며, 게임 수출액은 약 1조 5,838억원에 달합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게임인구가 확대되면서 e-sports도 활성화되었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개최된 e-sports 대회는 총 72회이며, 상금규모도 총 26억원에 달합니다. 날로 성장하는 게임산업과 게임문화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게임법 제15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e-sports를 지원, 육성하여야할 법률적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습니다.

e-sports가 활성화되면서 프로게이머가 되고자하는 청소년들도 매해 증가해 왔습니다.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e-sports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프로게이머와 준프로게이머는 각 432명, 969명이며, 이중에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등록되지 않은 연습생들까지 고려하면, 이미 적지않은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훈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e-sports 선수로 활동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이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에 대한 제한이 됩니다.

e-sports의 경우 나이와 관계없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그 우열을 가리기 때문에, 16세 미만의 청소년들만 훈련시간의 제한을 받는다면, 이들이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게임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에 대한 적용제외를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16세 미만의 모든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인터넷게임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침해합니다.

헌법재판소도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당구를 통하여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리고자 하는 소년에 대하여 당구를 금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한 내용인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의 침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판시한바 있습니다.(헌재 1993.05.13, 92헌마80)

다. 평등권 침해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입법자는 객관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규범의 대상을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규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우선, 셧다운제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게임을 하는 청소년과 다른 활동을 하는 청소년을 정당한 이유없이 차별하고 있습니다.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오전 0시부터 6시 사이에 할 수 있는 활동은 다양합니다. TV시청, 영화감상, 음악감상, 독서, 자율학습, 인터넷 강의 수강 등 모든 행위가 자유롭게 허용되고 있습니다. 음주나 흡연과 같이 청소년들에게 시간과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제외하면, 청소년이 심야에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행위 중 법률에 의해서 제한되는 행위는 오직 게임 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차별이 합리적인 차별이 되기 위해서는 게임이 청소년들의 다른 활동과 본질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게임이 오락적 요소가 강한 여가활동인 것은 사실이지만 TV시청, 영화감상, 음악감상과 같은 다른 여가활동에 비해 청소년들에게 더 유해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게임과 기타활동을 차별하여 심야에 게임을 즐기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셧다운제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인터넷게임을 하는 청소년들과 인터넷게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타 게임’(PC 패키지 게임, 콘솔게임, 모바일 다운로드 게임 등)을 하는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이 되는 게임은 인터넷게임으로 한정됩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3 제1항에 따르면 인터넷게임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게임물 중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물”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아니하는 ‘기타 게임’은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터넷게임을 하는 청소년들과 기타 게임을 하는 청소년 사이에는 차별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이런 차별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 차별인지가 문제됩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므로, 인터넷게임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차별이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게임과 기타 게임 사이에 중독성과 관련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인터넷게임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인터넷게임의 중독성이 기타 게임에 비하여 현저히 높아야 합니다.

물론 인터넷게임은 여러 게이머가 동시에 접속하여 상호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기타 게임에 비해 더 흥미로운 오락적 요소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타 게임 중에서도 이혼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풋볼 매니저"나 "문명"과 같이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제공된다는 이유만으로 셧다운제의 적용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셧다운제 적용대상을 인터넷게임으로 한정한 이유는 인터넷게임이 기타 게임에 비하여 중독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기타 게임과는 달리 게임 사업자의 서버를 통제함으로써 손쉽게 청소년들의 게임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독성이 높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기타 게임, 중독성이 낮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인터넷게임 사이에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인터넷게임’을 하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세 번째로, 셧다운제는 게임을 통하여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과 다른 방법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을 차별하고 있습니다.

공부, 음악, 미술, 운동 등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은 학습이나 훈련에 있어서 어떠한 시간적 제한도 받지 않는데 반해,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을 통해서 자아를 실현하려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훈련을 할 수 없게 되는 차별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은 차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게임을 통한 자아실현이 다른 수단을 통한 자아실현과는 달리 반사회적이라고 볼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한 자아실현이 다른 수단을 통한 자아실현과는 달리 반사회적이라고 볼만한 근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e-sports 대표들은 World Cyber Games, Electronic Sports World Cup 같은 국제 게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국위를 선양하고,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아실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청소년들 중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에 대해서만 훈련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도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어떤 소년이 운동선수로 대성할 수 있는 재질로 출생하였고 그 중에서도 당구에 선천적으로 비상한 소질이 있어 그 방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보고자 하는 경우 다른 종류의 운동 지망생과의 관계에서 평등의 원칙이 문제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1993. 5. 13, 92헌마80)

라. 부모의 교육권 침해

모든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가집니다. 부모의 교육권이란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ㆍ사회관ㆍ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부모의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따라서, 16세 미만의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자녀의 게임과 관련된 교육권을 가지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소년들의 인터넷게임을 일률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부모의 교육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과외교습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학원의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 제22조 제1항 제1호 등 위헌확인’ 사건에서 “학교교육의 범주 내에서 국가는 헌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모의 교육권으로부터 원칙적으로 독립된 독자적인 교육권한을 부여받음으로써 부모의 교육권과 함께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지만,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서는 원칙적으로 부모의 교육권이 우위를 차지한다”(헌재 2000. 4. 27. 98헌가16)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청소년들의 게임이용 제한과 관련된 것으로서 학교밖의 교육영역에 해당하므로, 위 판례에 의하면 자녀의 심야시간 게임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에 있어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국가의 교육권보다 우선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녀의 심야시간 게임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의 교육철학, 자녀의 적성 및 진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모가 자율적으로 결정하여야 하며, 국가가 이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은 16세미만 청소년들이 인터넷게임을 하는 것을 일률적으로 금지함으로써 학교밖 교육영역에서 부모의 교육권을 박탈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살펴본 선택적 셧다운제라는 보다 완화된 수단을 통해 부모가 자녀의 게임시간을 통제하고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로서 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여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3. 기타 고려사항

가. 정책의 실효성 측면

(1) 입법학회 조사결과

한국입법학회는 2011. 1. 15.부터 같은달 21.까지 게임을 하는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셧다운제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바 있습니다. ‘법률에 의해 강제적으로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이 금지되면 본인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14.8%의 청소년들은 온라인게임(인터넷게임)을 하지 않고, 다른 게임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31.2%의 청소년들은 금지를 해도 어떤 방법으로든 계속 온라인 게임을 하겠다고 답변했으며, 48.4%의 청소년들은 게임은 하지않고, 인터넷상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셧다운제가 실시될 경우 게임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의 다른 콘텐츠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청소년은 5.6%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셧다운제가 시행되더라도 게임을 계속하거나 인터넷상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셧다운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중독 예방 및 방지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임서비스의 특성상 실제 가입자가 명의인과 동일한 사람인지 게임업체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게임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쉽게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 중독을 예방 및 방지한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습니다.

(2) 해외 게임서비스로의 이동

게임은 이미 오래전에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산업이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셧다운제는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기술의 발달로 게임서비스의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제권한은 국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권한의 한계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를 적용하게 된다면, 청소년들은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의 유사 게임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셧다운제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해외 게임업체들이 이미 전세계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셧다운제가 실효성을 가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3) 해외 셧다운제 실패사례

해외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2003. 7.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를 법률적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시행하였으나,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쉽게 게임에 접속할 수 있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제도 도입 2년 만에 셧다운제가 유명무실화 된 바 있습니다. 이에 태국 정부는 현재 게임서버 차단에 의한 게임 통제 정책을 중단하고 오후 10시 이후 청소년들의 PC방 출입을 막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2011. 3. 3.부터 오후 10시에서 오전 8시 사이 게임업체가 서비스를 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으나, 온라인 게임의 제공을 중단시키는 셧다운제를 실시하더라도 게임 이용자가 심야시간에 온라인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PC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등 게임 셧다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셧다운제를 통하여 게임 중독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나. 게임과 폭력 사이의 상관관계

최근에 게임중독이 원인으로 지목된 수많은 범죄들이 발생했습니다. 2010. 11.에는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2011. 2.에는 게임중독으로 가족폭력을 일삼은 20대 아들이 구속되고, 게임에 중독된 의사가 만삭부인을 살해하는 사건 등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패륜범죄들은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범죄들로 인해 게임은 현실 세계의 폭력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셧다운제의 이면에는 게임에 대한 규제를 통해 패륜적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과연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범죄학자 로런스 셔먼에 따르면 PC 열풍을 타고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미국 가정 속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오히려 청소년 범죄도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 살인사건은 1993년에서 1990년대 말 사이에 3분의 2로 줄었고 이후 다시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그렇게 치명적인 존재라면 비디오 게임이 보급되자 살인사건의 발생 회수가 오히려 줄어든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굳이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만약 게임이 현실 폭력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프로게이머 집단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자체를 직업으로 삼고 있어 또래집단에 비해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집단이 또래 집단에 비하여 범죄율이 높다는 연구나 통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의 폭력범죄는 과열된 경쟁시스템으로 인해 받게되는 스트레스, 성적으로 인한 부모와의 불화, 자존감의 상실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화살을 게임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4. 청구기간의 준수 여부 등

가.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 및 현재성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되면, 별도의 구체적 집행행위가 없어도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할 수 없게 되며, 16세 미만 청소년의 법정대리인인 부모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자녀들의 게임을 지도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직접적으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게 되므로, 침해의 직접성은 인정됩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법률이 별도의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적ㆍ현재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바로 그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도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1990. 6. 25. 89헌마220).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으나, 부칙 제2조에 따라 2011. 11. 20 시행될 것이 현재 시점에서 확실시 되므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도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도 “법률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현재 시행 중인 유효한 법률이어야 함이 원칙이나, 법률이 일반적 효력을 발생하기 전이라도 공포되어 있고, 그로 인하여 사실상의 위험성이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침해의 현재성을 인정하여, 이에 대하여 곧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보지 않고 법률이 시행된 다음에야 비로소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장기간의 구제절차 등으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는 자에게 회복불능이거나 중대한 손해를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1994. 12. 29. 94헌마201).

나. 보충성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다른 법률에 있는 구제절차를 모두 거쳐야 하나, 본 사안의 경우에는 법령 자체에 의해 직접적으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며, 법령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툴 수 있는 다른 구제절차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보충성의 원칙은 충족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도 “법령 자체에 의한 직접적인 기본권침해가 문제될 때에는 그 법령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을 소송물로 하여 일반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길이 없어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가 아니므로 보충성의 예외로서 다른 구제절차를 거칠 것 없이 바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1991. 11. 25. 89헌마99).

다. 청구기간 준수여부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에 따르면, 제68조 제1항에 따른 헌법소원(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그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자는 그 법령이 시행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법령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하고, 법령이 시행된 후에 그 법령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기본권의 침해를 받게 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484).

따라서, 16세 미만 청소년, 16세 미만 청소년의 부모인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직 시행되지 아니한 이상, 청구인들이 시행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이 경과하지 아니하였고, 시행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은 준수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4. 결 론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이 “왜 게임에 중독되는지”, “왜 심야에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지는 이유가 게임의 중독성 때문이라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입시위주 교육에서 성적으로 인해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 말고는 성취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없는 학교와 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청소년들이 학업으로 인해 받게되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부모와의 갈등을 유발하며, 경쟁에서 도태된 청소년들은 차츰 자신감을 상실합니다. 결국, 힘들고,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청소년들을 게임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입시위주 교육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설사 셧다운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기타 게임이나 해외 게임으로의 회피 및 주민등록번호 도용과 같은 부작용만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을 제한할 뿐, 청소년들이 왜 심야에 게임을 즐길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없이 도입된 제도입니다. 청소년들이 오후나 저녁 시간이 아니라 심야에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입시경쟁으로 인해 늦은 시간까지 학원수업과 자습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진정으로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고자 한다면, 심야시간 게임을 무조건적으로 금지할 것이 아니라, 대체적인 놀이문화와 놀이공간을 제공하고, 오후나 저녁시간에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셧다운제는 게임중독의 본질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없이 일률적으로 청소년들의 게임을 금지시킴으로써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을 할 권리,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평등권 및 16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들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으므로, 셧다운제에 대해 위헌판단을 내려서 부모와 청소년의 자율적 판단이 존중받고, 게임중독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참 고 자 료

1.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콘텐츠진흥원 2010. 9. 17.자 보도자료

2. ‘게임 셧다운제의 도입과 향후 정책 방향’, 현안보고서 제118호, 국회입법조사처
 

첨 부 서 류

1. 소송위임장

2011. 9.

                                                                               위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정진

                                                                               담당 변호사 이 상 엽 (인)

                                                                                                이 병 찬 (인)

헌법재판소 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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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1. 들어가며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새벽 0시부터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포함한 청소년보호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하고, 11월 그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이를 방지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러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헌법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청소년, 게임업체, 부모의 측면에서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점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 청소년의 "게임을 할 권리" 및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침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특정시간(0시~6시) 동안 인터넷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권리"라는 기본권을 제한당하게 됩니다.

양심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처럼 헌법에서 명문으로 "게임을 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에서는 "행복추구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행복추구권은 일반적인 행동 자유권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이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게임을 할 권리"도 당연히 행복추구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기본권입니다.

물론, 기본권이라고 해서 언제나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권리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할 권리"도 법률로서 제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침해의 정도에 이르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이를 위헌으로 판단하여 법률적 효력을 상실시키는데, 여기서 기본권의 합리적인 제한인지 여부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그 목적이 헌법과 법률체계 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기본권 제한의 수단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것이어야 하며(수단의 적정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가장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적은 수단을 선택해야 하고(침해의 최소성), 기본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로 인해 제한되는 기본권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법익의 균형성).

만약, 법률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런 법률은 헌법을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게임 셧다운제도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단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셧다운제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한 수단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선, 게임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을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심야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이 아닐 수 있는 반면, 허용된 시간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며, 특정시간에 일률적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입법학회가 올해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 중 약 46%가 셧다운제가 실시되더라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셧다운제도가 실시된다고 해서 게임중독 예방 및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 게임 셧다운제도는 침해의 최소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특정시간 동안 청소년들의 게임접속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완화된 수단을 통해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시간 이상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시간대에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이미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에 포함되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셧다운제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도 침해합니다.

헌법재판소는 1993. 5. 13.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면서, 판결이유에서 당구를 통하여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리고자 하는 소년에 대하여 당구를 금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게임산업은 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게임인구 확대에 발맞추어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청소년들도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게임이란 이미 오락이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입니다. 공부대신 운동, 음악, 미술을 자신의 길로 선택한 청소년들이 밤을 새워 연습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것과 게임으로 자아를 실현하려는 학생들이 밤을 새워 게임을 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게임을 단순한 오락으로 즐긴다고 해서,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의 내용인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에 대한 침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온라인 게임업체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명문상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헌법에서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란 자기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포함합니다.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업체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발생합니다.

셧다운제로 인해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와 관련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수단의 적정성 측면에서 보면,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임서비스의 특성상 실제 가입자가 명의인과 동일한 사람인지 게임업체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청소년들이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게임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쉽게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과몰입을 예방 및 방지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또한, 게임업체가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게임시간을 개별적으로 제한하거나, 총 게임시간을 이메일 등을 통하여 통지하는 방식으로도 아이들의 게임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면, 셧다운제와 같은 일률적인 통제방식은 지나치게 기본권을 많이 제한하는 수단이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4.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등의 원칙에서 말하는 평등이란 모든 대상을 항상 동일하게 대하라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별을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입니다. 따라서, 입법자는 객관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규범의 대상을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규율해야 합니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서는 인터넷 게임으로 셧다운제 적용대상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일반 패키지 게임처럼 네트워크 기능을 포함하지 않은 PC 게임들은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두가지 게임 사이에는 차별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이런 차별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 차별인지가 문제됩니다.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므로,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차별이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게임과 비네트워크 게임 사이에 중독성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 게임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네트워크 게임의 중독성이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현저히 높아야 합니다.

물론 네트워크 게임은 여러 게이머가 동시에 접속하여 상호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보다 더 흥미로운 오락적 요소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네트워크 게임 중에서도 이혼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풋볼 매니저"나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문명"과 같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네트워크 기능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셧다운제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게임만을 셧다운제의 적용대상으로 한 이유는 그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법집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독성이 높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네트워크 게임, 중독성이 낮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헌법에서 말하는 평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입니다.

5.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게임은 이미 오래전에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산업이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가 시행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업체와 외국 게임업체 사이에는 셧다운제와 관련된 차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차별이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의 경우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중독성이 훨씬 강해야하는데, 이렇게 판단할만한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사한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유튜브" 사건에서도, 게임물 등급심사와 관련된 "부족전쟁" 사건에서도 발생했었는데, 이는 기술적인 발달로 서비스는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제권한은 국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권한의 한계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를 적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불이익은 모두 국내 게임업체가 감수해야 합니다. 셧다운제가 시행되어 국내게임에 대한 접속이 불가능해지면, 국내 게이머들은 외국의 유사 게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미 전지구적 범위에서 게임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실효성도 크지 않은 셧다운제로 국내 게임업체의 손발을 묶는다면, 과연 국내 게임산업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이 앞섭니다.

게임중독의 문제는 비단 대한민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셧다운제라는 방식으로 이를 규제하는 나라가 극히 일부에 불과한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6. 부모의 교육권 침해

모든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가집니다. 부모의 교육권이란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ㆍ사회관ㆍ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부모의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00. 4. 27 원칙적으로 과외를 금지하고 있던 "학원의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 제3조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립니다. 헌재는 판결이유에서 부모의 자녀교육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원칙적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일률적으로 특정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녀의 활동에 대해 부모 대신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부모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교육권 침해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하여, 자녀들이 심야에 게임을 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있겠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자녀가 심야에 게임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가 스스로, 또는 아이와의 합의를 통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며, 국가가 부모의 교육권을 대신하여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의 선택이 맞건, 틀리건 그 권한과 책임은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이며, 부모의 철학에 따른 수많은 교육방법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7. 게임은 과연 폭력을 부르는가

최근들어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된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젊은 부부가 유아를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 등. 이런 패륜적인 범죄의 발생이 셧다운제를 도입함에 있어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과연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범죄학자 로런스 셔먼에 따르면 PC 열풍을 타고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미국 가정 속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오히려 청소년 범죄도 곤두박질 쳤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 살인사건은 1993년에서 1990년대 말 사이에 3분의 2로 줄었고 이후 다시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그렇게 치명적인 존재라면 비디오 게임이 보급되자 살인사건의 발생 회수가 오히려 줄어든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랜스 커트너 박사와 셰릴 올슨 박사는 미법무부의 요청으로 2004년부터 2년여에 걸쳐 1,200명의 아동과 5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게임의 폭력적인 묘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종국적으로 내린 결론은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아동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비디오 게임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만약 게임이 현실 폭력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집단은 프로게이머 집단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잠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연습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집단이 또래 집단에 비하여 범죄율이 높다는 연구나 통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미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경쟁시스템은 학교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청소년들이 학업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 말고는 성취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없는 학교라는 좁은 틀 안에서, 왕따의 공포를 이겨가며 청소년들은 잠시라도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오락수단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없이,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원인은 단순히 게임의 중독성 때문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셧다운제가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 노력도 뒷걸음질치게 될 것입니다.

8. 법적 규제는 최후의 수단

심야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음주나 흡연 등의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떨어지고, 범죄율도 현저히 낮아지고, 청소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낮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교육권과 청소년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신뢰하기 때문이며, 법률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역사의 발전이란 곧 자유의 확대 과정'이라 말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유와 권리를 얻어내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투쟁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서 얻어낸 자유와 권리를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다시 국가에 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역사의 발전을 부정하고,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 마치며

모든 미디어는 등장 초기 음란물을 통해서 확대되어 왔습니다. 인쇄기가 발명되자 음란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사진기가 나오기 무섭게 음화가 등장했으며, 초기 비디오시장에서도 70%가 성인비디오였습니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가장 먼저 음란물이 유포되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음란물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음란물의 범람을 우려하여 인터넷을 억압했다면, 우리는 인터넷 결재도, 온라인 쇼핑몰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성세대에게 낯선 미디어라고 해서, 본질적인 원인에 대한 확증도 없이 게임을 모든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여 억압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게임이 가져다줄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 셧다운제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합리적인 정책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셧다운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cafe.naver.com/noshut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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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