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김인성님(미닉스)이 저술하신 "한국 IT 산업의 멸망"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이 인상적이라서 우연히 구입한 것인데,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사항들과 IT 산업의 쟁점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책에는 대한민국 포털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얼마전 김인성씨가 오마이 뉴스에 기고하신 기사가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미안하다 '네이버', 난 '구글' 편이다)

아주 부족하지만, 미닉스님의 문제제기에 대한 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어렵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사실 이 글을 써야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미닉스님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네이버에 대해 뭔가를 강제하기에는 그 법적인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 제 나름의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포털 중심의 대한민국 인터넷 환경에 대한 날선 비판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하지만, 전선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공정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아주 소박한 생각으로 이 포스팅을 올립니다.

우리는 이제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통용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약진이 괄목할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포털들을 통해 정보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네이버는 이제 마음만 먹으면 특정 인물, 특정 사건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만들 수 있는 권력을 가졌습니다. 존재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것은 다소의 과장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 중요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점점 포털 중심으로, 그중에서도 네이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에 대한 비판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미닉스님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일단 원본인지와 관계없이 네이버 내부에 존재하는 컨텐츠를 검색결과에서 먼저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에서 나의 글을 검색했을 때, 출처도 밝히지 않고 누군가가 함부러 퍼간 글이 내 글보다 상위에 노출되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특정 키워드를 검색했는데, 관련성도 떨어지는 컨텐츠가 네이버 내부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것도 그다지 달갑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찾고자 하는 자료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자료가, 그리고 가장 먼저 만든 사람의 자료가 검색결과 최상단에 위치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네이버는 아직 우리의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웹상에 존재하는 많은 정보들 중에서 네이버 내부에 존재하는 컨텐츠를 먼저 노출시킬까요. 아마도, 내부의 글들을 우선적으로 노출시켜야 내부 컨텐츠를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일단 내부 컨텐츠를 소비해야 외부로 나가지 않고, 네이버가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 네이버가 제공하는 컨텐츠를 계속적으로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분명 이와 같은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와 같은 경우 가장 관련성이 높은 자료를, 원본을 먼저 노출하도록 강제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대형마트의 영향력이 점차로 강화되면서, 대형마트가 자체브랜드(PB : Private Brand) 상품을 자신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점차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되지 않아 그 존재자체를 알 수 없는 컨텐츠가 생겨나는 것처럼, 대형 마트가 소매시장을 장악하면서, 대형 마트의 구석자리라도 차지하지 못하면, 따로 광고를 하지 않는 이상 상품의 존재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대형마트에는 자체 브랜드 상품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도 자체브랜드 상품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당연히 자체브랜드 상품을 고객들의 눈에 더 잘 띄는 자리에 진열하려고 할 것입니다.

수많은 경쟁상품들이 같은 진열대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형마트에서는 상품의 진열위치가 매출액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만약, 대형마트에서 의도적으로 자체브랜드 상품을 더 좋은 자리에 배치하는 경우, 이러한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본다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마트에게 진열위치에 따라 판매량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상품의 위치를 변경하도록 명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마트에게도 영업의 자유가 있고, 국가기관이 상품의 진열위치까지 개입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모든 개인과 회사는 영업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국가기관은 법률에 명백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그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네이버같은 포털의 경우에도 원본이 우선되어야 한다든지, 보다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상위에 노출시키도록 강제할 방법은 적어도 법률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의 검색결과가 부당하다고 비판할 수는 있어도 위법하다고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네이버에 대한 또다른 비판은 실시간 검색어 및 자동완성 기능과 관련된 것입니다.

미닉스님께서는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사건이 인위적으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치뤄졌던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가 자동완성기능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셨습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특정한 정치적 지향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특정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배제하거나, 자동완성기능에서 배제했다고 하더라도, 이게 과연 불법일까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주 단순화시켜서 말하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네이버의 경쟁업체는 기본적으로 다른 포털 업체들입니다.

네이버가 특정한 목적으로 실시간 검색 순위나 자동완성기능을 조작한다고 할지라도 이를 통해서 다음이나 네이트와의 경쟁에서 부당하게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따라서, 네이버가 자신들의 서비스에 의도적인 조작을 가했다고 할지라도 이걸 불공정 거래행위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포털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제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정치적인 중립이라는 것이 가능한지도 상당히 의문이지만, 포털도 나름의 정치적 지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입니다.

네이버 실시간 인기 검색어가 여론을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미닉스님의 문제제기는 지극히 정당하며, 대한민국의 인터넷 환경을 개선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관에 의하여 대한민국 인터넷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바로 이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법률에서 부여한 권한 없이 함부러 사업자를 제재하거나, 특정한 의무를 부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네이버의 문제는 소비자의 권리 주장을 통해서 해결되거나,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식in에 답변을 다는 것도, 광고를 보는 것도, 네이버 블로그에 컨텐츠를 올리고, 카페를 만드는 것도 모두 이용자들의 몫입니다.

그리고, 네이버의 성공에는 이와 같은 이용자들의 참여와 헌신이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또한, 젊고 의식있는 사업가들이 좀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포털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용자들은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합리적인 검색결과에 대해서 이용자들이 폭넓은 지지를 해준다면, 결국은 다른 포털 업체들도 문제점을 각인하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스스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참 모순적인 것은 결국 네이버에게 이런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한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만든 상황에 대한 종국적인 책임은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구원하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구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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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블로거들의 자발적 모임인 인터넷 주인찾기에서 2010. 5. "인터넷 실명제"를 이야기 했었습니다.

컨퍼런스 이후로 국내 인터넷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주목할만한 요소는 역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성장입니다.

인터넷 실명제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경우 본인확인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게시판을 설치·운영하려면 그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을 위한 방법 및 절차의 마련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이하 “본인확인조치”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1.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에 따른 공기업·준정부기관 및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지방공단(이하 “공공기관등”이라 한다)
2.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유형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이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자
② 방송통신위원회는 제1항 제2호에 따른 기준에 해당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본인확인조치를 하지 아니하면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③ 정부는 제1항에 따른 본인 확인을 위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④ 공공기관등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제1항에 따른 본인확인조치를 한 경우에는 이용자의 명의가 제3자에 의하여 부정사용됨에 따라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0조(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본인확인조치의무자의 범위) ① 법 제44조의5 제1항 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자"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일일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말한다.
  ② 방송통신위원회는 법 제44조의5에 따른 본인확인조치에 필요한 준비기간, 적용기간 및 제1항에 해당하는 자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인터넷 실명제의 헌법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이전에 언급한 바 있고, 수많은 분들이 지적하셨기 때문에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터넷 실명제라는 규제가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으로 왜곡되어 가는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터넷은 국경을 뛰어넘는 전세계적인 서비스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국가가 국가 차원의 규제를 통해 일정한 입법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 애시당초 불가능합니다.

다시 말해서, 국가 차원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특정한 방식으로 규제하려고 하더라도 그 실행 단계에서 실효성을 전혀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통망법에 따라 매해 인터넷 실명제의 적용을 받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를 공시하여야 합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법제화됐으니, 이를 집행하기는 해야하는데, 처음부터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만들어진 법이다보니, 집행과정에서 혼란이 없을 수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적지않게 고민했을 것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국내에 법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아닙니다. 설사, 방통위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본사를 상대로 실명확인 절차를 도입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방통위의 요청을 받아들여줄 가능성도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일 방문자가 10만명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모든 네티즌들이 뻔히 아는 상황에서, 무작적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방통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인터넷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했을 것입니다.

결국, 방통위가 들고 나온 해법은 트위터, 페이스북은 사적 커뮤티케이션 영역이므로 인터넷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인 공개목적의 게시판이 아닌 블로그, 개인홈피, 카페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 방통위 보도자료 중- 

방통위의 이와 같은 판단은 추측건데 "게시판"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기초로 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실명제의 적용을 받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경우 본인확인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정통망법에 따르면 게시판이란 그 명칭과 관계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부호·문자·음성·음향·화상·동영상 등의 정보를 이용자가 게재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술적 장치를 말합니다.

따라서,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이 아니라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본인확인조치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와같은 방통위 판단은 크게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트위터를 단순한 사적 커뮤티케이션 영역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방통위는 아마도 팔로워만 트윗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 영역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 트위터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부터 리트윗이라는 기능을 통해 팔로워가 아닌 유저들에게도 트윗이 전파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고, 특히 네이버/다음같은 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실시간 검색 서비스로 인해 현재는 대중에게 트윗들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서비스의 확장 및 전파성을 고려하면, 방통위가 무슨 근거로 이를 사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에서 블로그를 제외한 것은 도대체 무슨 기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블로그야말로, 일반 대중에게 자신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가 아니던가요?

전지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으니, 우스운 꼴을 면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아예 적용대상에서 이를 제외시켜 버린 것입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결국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적용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강제할 수 있는 사이트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기준을 변경하고 있는 본말전도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소셜 댓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셜 댓글의 경우에는 일반 댓글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의 가능성이 더 낮다는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트위터나 페이스북 자체를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마당에 이를 통해 댓글을 다는 경우에만 실명제를 적용한다는 것도 상식에 부합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아래와 같이, 소셜 댓글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 적용을 유보합니다. 


소셜댓글 서비스(SNS를 통해 게시글에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서비스) 대해서는 SNS의 특성 및 新서비스 활성화 측면을 고려하여 적정기간의 이용실태 등을 분석, 본인확인제도 제도 개선에 반영할 것임을 밝혔다. - 방통위 보도자료 중- 


일단 실효성 없는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적용단계에서 수많은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외 서비스와의 형평성 문제, 서비스의 빠른 진화에서 오는 법규 적용상의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한계를 잘 보여줍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지금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쪼록 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규제가 조속한 시일안에 철폐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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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다음 글은 제가 "게임메카"라는 게임전문잡지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입니다. 게임에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삼아 한번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아이템 및 계정 거래도 점점 활발해지고, 거래 중개 사이트도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0. 7. 22. 대법원은 MMORPG 게임의 계정양도와 관련된 의미있는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L모게임의 유저였던 A는 2005년 자신의 계정을 B에게 양도하였습니다. 이 계정은 수차례 양도를 거친 후에 마지막으로 C에게 양도되었습니다. A는 C가 넘겨받은 계정의 명의인이 아직도 자신이라는 점을 이용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뒤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였고, 최종적으로 계정을 양수한 C는 결국 게임에 접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A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통망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1심은 A의 행위가 정통망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에서는 항소심의 무죄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계정 팔고, 비밀번호를 변경했는데 무죄?

자신의 계정을 팔고, 이에 대한 대가까지 모두 지급받았는데, 비밀번호를 함부로 변경한 피고인에게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으니 아마 의아해하는 게이머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결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대법원이 왜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습니다.

정통망법 제49조에서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1조에서는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정통망법은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사안의 핵심적 쟁점은 과연 A가 "타인"의 정보를 훼손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계정을 양도한 이후에도 비밀번호가 여전히 A의 정보라고 본다면 A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바가 없으므로 무죄에 해당하게 될 것이고, 계정을 양도한 이후에는 비밀번호가 B의 정보라고 본다면 A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것이므로 유죄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밀번호라는 정보가 A의 정보인지, B의 정보인지는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만약, A와 B 사이의 관계만을 고려한다면 비밀번호는 B의 정보라고 보아야 합니다. B는 A로부터 계정을 양수받았고, 이미 그 대가를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밀번호가 누구의 정보인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N모사에 의하여 접근권한이 부여되거나 허용된 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N모사는 L모게임 이용약관에서 계정의 양도나 매매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설사 A가 B에게 계정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N모사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A에게 접근권한이 남아있고, B에게는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A가 계정을 양도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비밀번호는 A의 정보인 이상,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는 볼 수 없어 A는 무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계정 양도 후 비밀번호 변경은 언제나 무죄일까?

본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많은 게이머들이 계정을 양도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해도 무조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건 무척 위험한 생각입니다. 대법원에서는 계정양도 후 비밀번호 변경이 어떠한 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정통망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에는 불고불리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쉽게 말해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사실에 대해서만 판단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 검사는 A를 정통망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법원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정통망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A가 처음부터 비밀번호를 변경하기로 마음먹고, 다른 사람에게 계정을 양도한 뒤에 그 대가를 받고, 비밀번호를 변경하였다면 이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죄로서, A가 양수인에게 계속적으로 계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처럼 속인 뒤 대가를 편취하였다면 이는 사기죄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수인은 계정의 비밀번호가 양도인에 의하여 임의로 변경된 경우 민사상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하고 양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용약관상으로는 계정의 양도가 금지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A, B 사이에서는 양도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정 양도 후 비밀번호를 변경한 경우 어떠한 죄에도 해당하지 않거나, 양수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는 것은 아니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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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다음 글은 제가 게임메카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입니다. 게이머들이 게임약관을 이해하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랍니다.

1. 들어가며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이용자들은 가입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러한 가입절차에는 반드시 약관에 대한 동의절차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게임이용을 위해 반드시 동의해야 하는 게임회사의 이용약관과 관련된 쟁점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약에는 부동산 매매와 같이 대체로 양 당사자가 1명뿐인 계약도 있지만, 통신이나 게임과 같이 한 명의 사업자가 여러 고객들과 체결하는 계약도 있습니다. 부동산을 사고파는 경우라면 `가격은 얼마로 할지`, `계약은 어떠한 경우에 해제할 수 있는지`, `계약금/중도금/잔금은 언제 지급할 것인지` 등 계약의 세부적인 내용을 합의를 통해 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과 같이 하나의 사업자가 여러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고객과 일일이 협상을 통해 계약조건을 결정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통상 사업자가 계약의 내용을 미리 결정하여 계약서를 만들어 둡니다. 이처럼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약관"이라고 부릅니다.

계약의 내용은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이용자가 사업자의 약관에 동의했다면,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약관에 구속됩니다. 그러나, 이용자에 비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약관을 작성한 경우에도 이와 같은 원칙을 유지한다면, 모든 계약은 항상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체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정성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라고 규정하여, 약관의 효력을 다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임 이용약관에는 이용자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아이템 현금거래를 한 경우 게임회사에서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경우가 많습니다. 게이머들은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데, 설마하는 생각으로 약관조항을 위반했다가 이용중지를 당해 게임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게임약관의 불공정성을 다툰 여러 사례중 오늘은 대법원에서 2010. 10. 28. 선고된 2010다9153 사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불법프로그램 쓴 계정은 블록, 안 쓴 계정도 블록?

리니지1의 이용자였던 A와 B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하자, 엔씨소프트는 해당 계정에 대해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합니다. A, B는 영구이용중지조치를 당한 이후에도 계속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했고, 위반회수가 3회를 넘어서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이용약관 및 운영정책에 근거하여 A, B가 보유한 모든 계정에 대하여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하였는데, 여기에는 자동사냥프로그램의 사용과 관계없는 계정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A, B는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은 계정에 대해서는 영구이용중지조치를 해제하고, 영구이용중지조치로 인하여 입게 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를 제기합니다.

사건의 첫번째 쟁점은 엔씨소프트의 운영정책이 이용약관의 내용에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이용자가 3회 이상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우 모든 계정에 대해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이용약관이 아니라 운영정책에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A, B는 운영정책에 대해서는 별도로 동의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운영정책은 약관내용에 포함될 수 없으며, 따라서 단순히 운영정책에 근거하여 모든 계정에 대해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리니지1 이용약관에 `이용자가 자동사냥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경우에는 운영정책에 근거하여 제재조치를 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던 점, 엔씨소프트는 2007.5.16.경부터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한 경우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담긴 이용자 동의서를 화면에 띄우고 이에 동의한 경우에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위 운영정책도 약관의 내용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두번째 쟁점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실이 3번 이상 적발되면, 이용자가 보유한 모든 계정에 대해 이용계약을 해지할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불공정 약관인지 여부였습니다. A, B는 자동사냥프로그램 사용으로 3회 적발되었다고 할지라도 자동사냥프로그램과 관계없는 계정에 대해서까지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약관조항은 불공정 조항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만약, 법원에서 위 약관 조항이 무효라고 판단하면 엔씨소프트는 A, B와의 이용계약을 해제할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한 것이 되기 때문에, 이용자는 영구이용중지조치의 해제를 요청할 수 있으며, 영구이용중지조치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법원은 자동사냥프로그램을 3회 이상 사용한 경우 이용자가 보유한 모든 계정에 대해 영구이용중지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약관조항이 이용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에서는 자동사냥프로그램이 게임 본래의 시스템을 와해시키고, 다른 정상적인 이용자의 흥미를 떨어뜨리며, 게임서버에 과부하를 가져오는 등 이 사건 게임의 정상적인 운영 및 이용자 보호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자동사냥 프로그램은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아 놓으면 계속적/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정 이용제한 및 신규계정 생성금지와 같은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점 등을 들어 본 건 조항이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별다른 인식없이 아이템 현금거래를 하거나, 자동사냥프로그램 등을 사용하다가 게임회사로부터 제재조치를 당하면 이용자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 우선 약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게임회사가 이용약관에 맞게 제재조치를 취한 것인지 확인해보시고, 설사 이용약관에 따라 제재조치가 취해졌다고 할지라도 약관조항이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약관조항의 무효를 다투어볼 수 없을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3. 불공정한 약관, 유저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약관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용자가 이를 다툴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심사를 청구하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을 심사한 뒤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되면 해당조항의 수정 또는 삭제를 명하는 시정조치를 내리게 됩니다. 만약, 게임회사의 제재조치가 내려지기 전이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심사를 청구하는 편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법원에 소를 제기하더라도 각하될 가능성이 높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에 따라 약관이 변경된 경우에는 심사를 청구한 이용자뿐만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도 불공정한 약관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방법은 법원에 제재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소를 제기하면서, 약관조항의 무효를 주장하는 방법입니다. 법원에서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면 해당조항은 무효가 되고, 무효인 약관에 근거한 제재조치도 위법하게 됩니다. 게임회사에 의해 제재조치가 이미 내려진 경우에는 이 방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는 사업자로 하여금 약관을 변경하도록 강제하는 효력은 있지만, 제재조치로 인해 발생한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도록 강제하는 효력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원에서 약관의 불공정성을 다투는 경우에는 소를 제기한 당사자에 한하여 약관이 무효로 인정되므로 다른 이용자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게임에서 자동사냥프로그램 등 편법적인 수단을 사용할 경우 공정한 경쟁시스템이 마비되므로, 게임회사에서 이를 제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어리고, 경험없는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게임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게임회사에서 편법행위를 지나치게 엄중하게 제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용정지와 같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이용자에게 주의를 주는 등 스스로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다면 약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은 현저히 줄어들고, 게임산업도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병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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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이마트 피자가 가져온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마리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영세 자영업자들을 순식간에 길거리로 내몰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가격입니다.

경쟁자들의 압력과 여론의 비난 때문인지 결국 롯데마트는 통큰 치킨의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 자유시장경제질서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에서는 약칭해서 "공정거래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와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시장의 자율에 맡길 경우 힘있는 사업자들에 의해 온갖 불공정 행위들이 자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정거래법은 각종 불공정거래행위들을 금지하고, 이러한 금지규정을 위반한 사업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큰 치킨과 관련해서는 부당염매, 즉 물건을 싸게 파는 행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2. 부당염매는 왜 문제일까?

통큰치킨은 종래 경쟁상품에 비해 파격적으로 싼 가격입니다.

싸게 판다... 이거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거 아니야?
 
공정거래법의 궁극적인 목적이 공정경쟁과 소비자 이익의 보호라면, 경쟁이 활성화되어 상품의 가격이 낮아지고 서비스가 좋아지는건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물건을 싸게 사는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는 아래와 같이 부당염매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 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2.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3. 경쟁사업자 배제                                                          
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제1항제2호에서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라 함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 부당염매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없이 그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계속하여 공급하거나 기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낮은 대가로 공급함으로써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


소비자에게 좋은 염매행위를 공정거래법에서는 도대체 왜 금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동네에 A라는 비디오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인건비, 건물임대료 등을 고려했을 때 A비디오 가게는 비디오 하나당 800원을 받고 대여를 해주면 수익이 0원이 됩니다.

A비디오 가게에서는 비디오를 개당 1,000원에 대여해주면서 800원으로 원가를 충당하고 200원의 수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리동네에 B라는 비디오 가게가 새로 생겼습니다. 인건비와 건물임대료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B비디오 가게 역시 비디오를 개당 800원에 대여해줘야 수익이 0원이 됩니다.
 
하지만, B라는 비디오 가게는 개당 500원의 대여료를 받으면서 비디오를 대여해주기 시작합니다.

종래의 절반 가격으로 비디오를 대여해주기 시작하자 손님들이 B라는 비디오 가게만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A라는 비디오 가게는 울며 겨자먹기로 경쟁을 위해 대여료를 500원으로 인하하지만,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누적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하게 됩니다.

경쟁사업자가 사라지자 B라는 비디오 가게는 가격을 1200원으로 올리고 종래의 손실을 보전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500원의 가격으로 비디오를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좋은 것 같지만, 결국에는 1200원에 비디오를 빌려봐야 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어 소비자의 이익이 저해되는 것입니다.

위 사례를 생각해보시면 공정거래법이 왜 부당염매를 제한하고 있는지 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부당염매를 제한하는 이유는 결국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시킨 뒤에 가격을 상승시켜 그 손실을 보전하는 영업방식을 규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3. 통큰치킨도 부당염매에 해당할까?

그렇다면, 논란이 되었던 통큰치킨도 부당염매에 해당할까요?

부당염매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가 이하 판매에 해당하여야 하며, 둘째로 경쟁 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5000원이라는 가격이 파격적인 것은 틀림없지만, 원가이하 판매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량 원료구매 등을 통해 원가절감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가이하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부당염매로 공정위의 제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또한, 롯데마트에서는 300마리로 매점당 판매량을 제한하였기 때문에(향후에도 이런 판매량 제한이 계속될지는 상당히 의문입니다만) 경쟁사업자가 이로 인해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4. 우리가 왜 닭집을 걱정해야 할까?

통닭은 대표적인 서민들의 야식거리, 안주거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동네 상가에 비슷한 닭집들이 몇개씩 존재하는 이유가 단순히 통닭 수요가 많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에 닭집들이 왜이리 많은지 궁금하시다면 MBC 스페셜 닭큐멘터리 "치킨'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MBC 닭Q멘터리 치킨)

기업에서 정리해고 된 직장인들, 대형마트의 진입으로 업종을 변경할 수 밖에 없었던 슈퍼 사장님들 같이 자본주의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자본과 기술의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닭집을 오픈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닭집이란 자신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따라서, 대기업이 이들의 마지막 생계유지 수단을 박탈할 수도 있는 경쟁영업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5. 소비도 이념대로 하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구매하는게 당연하고, 이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에는 이념이 없고, 가격과 품질만이 존재한다.

언뜻보면 참 멋진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고수할 경우 우리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마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커피가 원주민을 착취해서 생산한 것이든 아니든 가격만 저렴하면 그만이니까요.

그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적도의 태양과 싸우는 동안에도 우리는 편안한 쇼파에 앉아 보다 저렴한 커피를 사먹으로 됩니다.

하지만, 가격과 품질 외에 다른 요소를 고려하여 구매여부를 결정하는게 이념적인 소비인 것처럼, 가격과 품질만 고려하는 소비도 이념적인 소비입니다.

그러한 소비에는 약자보호, 상생, 환경보호, 착취의 배제, 아동노동의 보호와 같은 다른 가치에 대한 배제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통큰치킨이 우리나라에 이념적 소비(저는 인간적 소비라고 부르고 싶습니다만)를 앞당기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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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1. 들어가며

많은 네티즌들이 웹하드나 당나귀, 푸르나 등의 P2P 서비스를 이용하여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의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는것 만으로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까요?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컨텐츠를 업로드하는 행위와 다운로드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으로 엄격히 구별된다는 점입니다.

컨텐츠를 다운로드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컨텐츠를 공중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로드하는 행위는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이 두가지 행위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업로드의 경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없지만,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당나귀, 푸르나 등의 P2P 서비스는 자신의 하드에 컨텐츠를 다운로드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용자들에게 자신이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전송하기 때문에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와 무관하게 현행법하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따라서 이하의 논의는 웹하드 등을 통한 단순 다운로드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란?

저작권법에서는 일정한 범위에서는 저작물을 복제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권법 제30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개인적인 사용 또는 가정과 같은 한정된 범위안에서의 사용은 그 위법성이 크지 않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규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조항에 따르면 웹하드 등을 통해 자신의 하드로 불법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행위는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에서는 2008년 여름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범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립니다.

3. 결정의 내용
서울중앙지법 2008. 8. 5. 선고  2008카합968 【저작권침해금지등가처분】
인터넷 이용자들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영화 파일을 업로드하여 웹스토리지에 저장하거나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는 유형물인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고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한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30조는 이른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용자들의 복제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적법한지 여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웹스토리지에 공중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상태로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비공개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가 영리의 목적 없이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복제를 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이 명백히 저작권을 침해한 파일인 경우에까지 이를 원본으로 하여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가 허용된다고 보게 되면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다운로더 입장에서 복제의 대상이 되는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파일인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다운로드 행위를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개인용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영화 파일을 ‘비공개’ 상태로 업로드하여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에 관하여도, 해당 파일이 예컨대 DVD를 합법적으로 구매하여 이를 개인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파일로 변환한 것과 같이 적법한 파일인 경우라면 이를 다시 웹스토리지에 비공개 상태로 저장하는 행위 또한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것이나, 해당 파일이 불법 파일인 경우라면 이를 웹스토리지에 비공개 상태로 저장하더라도 그것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위 결정에 따르면 합법적인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만, 불법파일임을 알면서도 이를 다운로드 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4. 무엇이 문제인가?

내용은 단순하지만, 이 결정의 파급효과는 실제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결정으로 인해 수많은 단순 다운로더들을 보호해주던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라는 보호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결정에서는 불법파일 다운로드의 경우까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면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불법 파일에 대한 다운로드는 보호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이용 조항은 합법파일을 다운로드받았는지 불법파일을 다운로드받았는지와는 관계없이 비영리 목적의 한정된 범위 사용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뿐만 아니라, 합법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일시적이고, 불법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된다는 법원의 결정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결정은 합리적인 근거없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적용범위를 축소하여 처벌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5. 사적이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논란이 불거지자 불법파일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입니다.

현행법상으로는 불법 파일이라고 할지라도 단순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저작권법을 개정하여 이를 명문으로 불법화하고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전세계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게 과연 현명한 일인지는 지극히 의문입니다.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저작권 문제에 접근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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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어두운 단면을 특유의 재치와 해학으로 파헤쳐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입니다.

물론 저도 그의 골수팬 중 한명이구요.

오늘은 그가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를 비판한 다큐멘터리 "식코(Sicko)"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미국의 의료보험은 어떤 수준인가?

다큐는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첫번째 부류는 보험료를 낼 수 없어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손가락을 잘리고도 의료보험이 없어 봉합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70이 넘은 나이에도 마트를 청소하고, 진통제 대신 브랜디를 마셔야 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나옵니다. 

두번째는 부류는 보험료를 꾸준히 내고도 보험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험사의 말도 안되는 핑계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해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들, 그런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병원에서는 더이상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을 다른 병원 앞에 내다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2.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이런 일련의 사태는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윤 극대화를 쫓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일단 치료비가 많이 들 것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에서 제외됩니다.

당연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1순위 배제 대상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당연히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빌미를 찾아야 합니다.

보험사는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환자의 과거 병력을 샅샅이 뒤집니다.

과거에 있었던 아주 사소한 질병도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보험사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하고, 보험사 임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력한 의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합니다.

이런 부패하고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또한 엄청난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 다른 나라들 이야기

다큐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그리고 쿠바의 의료체계를 미국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사유를 찾으며 돈을 벌고 있는동안 영국의 의사들은 자기가 돌보고 있는 환자들이 담배를 끊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면 그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받고 있습니다.

얼마나 극명한 차이입니까?

미국에서는 의료의 본질을 돈으로 보지만, 유럽의 여러나라들에서는 의료를 건강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쿠바에서도 미국에 비해 국민들이 훨씬 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4. 죽기 싫으면 시스템에 순응해...

생명권과 건강권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기초가 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입니다.

그리고, 의료란 기본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질병과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행위입니다.

돈은 그 다음 이야기죠.

의사와 의료기관이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은 더이상 생존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신대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생명과 건강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면, 국민들은 민주주의적 가치나 인간의 존엄에 대한 고민을 더이상 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와 시장이 제공하는 최소한의 보호라도 누리기 위해서 시스템에 순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료보험 민영화는 단순히 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입니다.

5. 의료보험 민영화 절대 막아야

대한민국에서도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보험 민영화 이후 국민들의 삶이 어떠할지 우리는 Sicko를 통해 똑똑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자본주의 러브스토리(Capitalism : A Love Story)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m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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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아주 우연히 퇴근길에 휴대폰으로 MBC 스페셜 "치킨"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다큐를 즐겨보기는 하지만 제목 때문에 사실 큰 기대없이 봤는데, 상당히 잘 만들었더군요.

다큐 첫부분에는 닭들이 달걀에서 부화할 때부터 마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닭이 양식되고, 도축되고, 가공되고, 포장되어 가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닭고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닭들을 키워내고, 고압전류가 흐르는 물에 닭들을 집어넣고, 기계로 껍질을 벗기고, 머리와 발을 잘라내고, 내장을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대량생산이라는 목표를 위해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생명체를 취급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닭들을 가공하는 모습은 마치 수천미터 항공에서 버튼 하나로 폭탄을 투하하고, 폭탄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전혀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현대전투를 보는듯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후반부에는 수많은 치킨집들을 다루면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이 치킨집을 차리게 된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IMF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정리해고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던 슈퍼마켓이 주변에 들어선 대형마트로 망하는 바람에, 그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치킨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이 넉넉하지 못한 그들에게 치킨집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치킨집 사장님으로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신자유주의라는 파도에서 쓸려 소규모 자영업자로 몰려나고 있는 우리 이웃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벼랑끝에 몰린 서민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치킨집조차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큐에 나오는 모 치킨집은 반경 1km 안에 치킨집만 70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들 치킨집 중 대부분은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평생고용이 옛말이 되어버리고, 빈부격차가 점점 심화되는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쓰러웠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집을 통해 생명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와 소규모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루하지 않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성실하고 소박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치킨집 사장님들의 건투를 빕니다.

그들이 꼭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절대로 그럴리는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는 하지만요...


○ 참조 : 아래 주소에서 MBC 스페셜 닭Q멘터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vod/?kind=image&progCode=1000833100571100000&pagesize=5&pagenum=1&cornerFlag=0&ContentTypeID=1&ProgramGroupID=15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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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오랜만에 마이클 무어의 신작을 접했습니다.

볼링 포 콜럼바인을 처음봤을때 그의 철학과 위트에 참 감탄했었고, 그 이후로 그의 골수팬이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지루한 주제를 재밌고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그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1.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시스템

미국에서는 상위 1%의 국민이 전체 부의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빈부격차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마이클 무어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사회가 상위 1% 안에 속하지 못한 99%의 사람들에게 언젠가 1%에 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과 믿음이 혁명을 막는 일종의 메카니즘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열심히 일한다면 너희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

이런 허울좋은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겁니다.

하지만 위 문장을 반대로 해석하면 만약 누군가가 가난하다면, 그것은 그가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사학자 하워드 진은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에서 자신의 가난한 유년시절을 언급하며, 자신의 부모가 얼마나 성실히 일했는지 회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에서 벗어나본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성실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다시말해 "성실히 일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결론내립니다.

2. 통제를 잃은 금융기관의 횡포

미국의 거대은행들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마치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처럼 장미빛 환상을 심어준 뒤 대출을 받을 것을 유도하고, 대출금에 대하여 고액의 이자를 물린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의 집을 압류하고 주인을 내쫓습니다.

물론,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를 위험하게 투자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과연,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주입하면서 당장 투자자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 같이 고객을 농락하던 금융기관들, 그리고 이를 규제하지 않은 정부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까요?

그들은 이미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고 있는 명문대학 출신 엘리트들을 끌어다가 파생상품을 만들고, 자기 회사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생명보험금을 타먹고, 정관계에 전방위적 로비를 하여 각종 금융규제를 무력화시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금융기관이 도산위기에 직면하자 그들은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의 혜택을 받아 기사회생하고, 투자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원들에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3. 버릴 수 없는 희망 -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시티그룹이 거대 투자자들을 위해 작성했다는 보고서의 내용이었습니다.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부를 차지하지 못한 99%의 국민들에게도 상위 1%와 동일한 투표권이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것이 1%의 부를 지키는데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거대 금융기관의 바램과는 달리 99%의 지지를 받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또,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들의 힘으로, 아메리칸 뱅크는 부당하게 해고되는 사람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쫓겨났던 가족들은 자신들의 집으로 되찾게 되는 일도 생기죠

상위 1%는 이미 미국경제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상위 1%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나머지 99%의 사람들에게 투표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또한, 99%의 사람들 사이의 연대의식이야 말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런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빨리 자각해야 합니다.

허황되게 1%에 편입되기 위하여 노력하기 보다는 탐욕의 사슬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10년전만 해도 어느 누가 미국에서 흑인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리라고 예견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통해 세상은 바뀌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절망하기는 이릅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 식코(Sicko)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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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2009년 2월 네이버 블로거 한 명이 자신의 딸아이가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위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네이버에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했고, 이러한 요청에 따라 네이버는 동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대해 블로거는 자신이 게재한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삭제되었다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2010. 2. 법원은 음저협에게 20만원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을 읽으면서 법원이 참 많은 고민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 판결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몇 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법원이 위 동영상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인정한 부분은 분명 높게 평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 법원은 위 동영상을 포함한 포스팅이 저작권법 제28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 손담비의 노래를 어린 딸이 불완전하게 따라부른 것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그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다시말해, 위 동영상이 손담비의 원곡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 동영상 밑에 대중문화가 어린 아이에게 미친 영향 등에 대한 비평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 상업적 목적으로 저작물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혹시라도, 이번 판결을 통하여 수많은 블로거분들이 사안의 내용을 정확히 모르시는 상태에서 저작권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실 수도 있겠다는 노파심에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판결문을 찬찬히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법원은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위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본 판결을 계기로 앞으로는 저작물을 마구잡이로 갖다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작권 침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제약사항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어느 고등학교 여학생이 손담비의 미쳤어 원곡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게재하였다면, 이는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우선 원곡을 재생한다는 점에서 대체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저작권침해에서 말하는 대체가능성이란 쉽게말해 이 동영상 때문에 손담비의 원곡을 듣지않을 가능성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또한,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기에 클릭수에 따라 동영상을 게재한 유저에게 수익금을 분배해주는 사이트라면 상업적 목적에 따른 사용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음악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저작권의 충돌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부의 재배분을 가져옵니다. 종래의 기득권이 무너지면서 구시장을 주도했던 사업자와 새롭게 부상한 사업자 사이에 갈등이 찾아오죠.

저작권협회는 종래 시장에서 빨리 벗어나서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리길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저작권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빨리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막고싶어도 몰락하는 시장의 침몰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저작권 협회는 자신들의 콘텐츠를 기초로 불법복제 파일이 주지 못하는 +a를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이를 상품화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유사사건은 계속 발생하고, 분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법원이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시장을 인정하여 좀 더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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