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5.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주인찾기의 세번째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이곳에서 컨퍼런스의 모든 발제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회수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더 많은 역량이 축적되는 것 같아서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뿌듯하고, 가슴벅찰 뿐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인터넷 주인찾기의 외연이 확장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인터넷 환경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컨퍼런스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1, 2회 컨퍼런스에 비해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바가 상당히 다양했고, 이를 조율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준비모임을 거듭해도 구체적인 상이 잡히지 않아 저도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발제자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일단락되면서(이건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만), 오히려 이번 컨퍼런스가 훨씬 알차게 진행되었고, 상대적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에서 수많은 발제가 있었고, 이미 모든 발제가 동영상으로 정리되어 이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컨퍼런스에서 가장 가슴깊이 느꼈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짧게 언급할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계가 미치는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우재님은 발제에서 현실세계의 불합리와 모순이 트위터에 투영되는 것에 염증을 느껴 트위터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히셨습니다. 깊이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써머즈님의 발제 중 "인터넷은 현실을 모사한다"는 주장도 이와 일맥상통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부조리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새로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꿈꾸고 있는 것이구요.

온라인 공간의 완전한 염결성에 대한 기대는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너무나도 자주 목도하고 있는 부조리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프라인의 많은 문제들은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업화/상품화, 권력비대칭,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멘트, 인신공격과 비방 등.

이런 현상들을 바라볼 때마다 좌절을 느끼면서, 결국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권력관계를 그대로 연장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체념에 빠지곤 합니다.

명시적인 해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깊이 공감하신다는 점,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계신다면 언젠가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행사 준비하고, 진행하시느라 고생하신 분들, 훌륭한 발제를 해주신 분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컨퍼런스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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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아래 글은 인터넷 주인찾기가 2011. 2. 26 "인터넷 심의의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워크샵에서 제가 발제한 내용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방심위 규제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개괄적으로 소개한 글이니 필요하신 분은 참고삼아 일독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들어가며>


오늘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자본과 권력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장시켜 민주주의 발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추적 60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고조치 및 미네르바 사건 등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수많은 사건에 비추어보면 대한민국에서 충분한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아무런 제약없이 전면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사회에는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다른 가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인터넷 주인찾기가 주체가 되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규제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 또한 현행 규제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논의가 지나치게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오늘 워크샵에서는 명예훼손 부분을 제외한 불법정보의 문제 및 방심위 규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제공사업자의 임시조치 문제는 제2회 워크샵에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표현의 자유, 왜 중요한가?>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한 기본권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래 헌법재판소 판례가 이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소 길지만 이를 인용할까 합니다.

"언론ㆍ출판의 자유는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이다. 사회구성원이 자신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민주사회의 기초이며,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을 위한 열린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민주정치는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사회내 여러 다양한 사상과 의견이 자유로운 교환과정을 통하여 여과없이 사회 구석 구석에 전달되고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그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언론ㆍ출판의 자유는 인간이 그 생활속에서 지각하고 사고한 결과를 자유롭게 외부에 표출하고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스스로 공동사회의 일원으로 포섭되는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발현하는 가장 유효하고도 직접적인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아울러 언론ㆍ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상은 억제되고 진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문화의 진보는 한때 공식적인 진리로 생각되었던 오류가 새로운 믿음에 의해 대체되고 새로운 진리에 자리를 양보하는 과정속에서 이루어진다. 진리를 추구할 권리는 우리 사회가 경화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원동력이며 불가결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요컨대, 헌법 제21조가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헌법적 가치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8.04.30, 95헌가16)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초이며, 다른 헌법적 가치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이처럼 중요한 기본권이기 때문에 헌법에서도 검열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등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보다 두텁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합리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심위 규제, 무엇이 무엇인가>

1. 방심위 심의대상의 포괄성

우선, 방심위 심의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지나치게 폭넓은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설치및운영에관한법 제21조 및 정통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9호에따라 방심위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하여 심의할 권한을 가지는데, 동 조항의 경우 아무런 추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제1호부터 제8호까지 개별적으로 심의대상을 규정한 입법취지가 몰각되고 있습니다.

위 규정은 방심위로 하여금 범죄와 관련된 모든 표현에 대해 심의권한을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의하여 종국적으로 범죄로 판단된 것이 아니라 수사시관에 의하여 단순히 혐의만 인정되는 경우에도 방심위 규제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가 있습니다.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범죄성립여부에 대해서 방심위 내부에서 1차적인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데, 형법은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방심위에서 공정거래법, 의료법 등 특수분야 범죄에 대해 판단할 능력이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심위가 범죄 해당여부를 판단할 전문성이 없다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이 있을 경우 방심위는 기계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게 되고,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사실상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표현을 제재하는 권한을 보유하게 되는 결과가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제7호~제9호의 경우)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설치및운영에관한법시행령 제8조에서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 등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한 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방심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기만 하면 심의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타 범죄"와 관련된 정통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는 이를 좀더 구체화하거나 방통위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고 방통위법시행령 제8조의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이를 즉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방심위 시정요구의 법적성질

방심위가 특정 표현이 불법정보라고 결론내린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게 시정요구를 명할 수 있습니다.

방심위는 해당정보에 대한 삭제나 이용정지 등의 조치는 방심위가 아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 의하여 실행될 뿐만 아니라, 방심위가 시정요구를 한다고 하여 포털사업자 등이 시정요구를 이행하도록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에 불과하다고 계속하여 주장하여 왔습니다.

이는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본 서울행정법원의 2009구합35924 판결에 의해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아직도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하여 위법/부당한 시정요구에 대한 종국적인 책임소재 등이 문제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방심위가 불법정보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시정요구가 아닌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법률에서 명문화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정명령을 부과하도록 규정하면 방통위로부터 직접적 규제를 받고 있는 정보통신제공사업자들도 시정요구 이행에서 발생하는 책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용자 입장에서도 게시물을 삭제당하거나, 이용을 정지당하게 되면 방심위를 상대로 직접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서 방심위의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사후적인 구제절차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방심위의 과도한 시정요구가 법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사례가 집적되면 방심위가 시정요구를 명하는데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시정요구를 명함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불복수단의 실질적 보장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합법시행령 제8조 제6항에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게시판 관리/운영자 또는 해당이용자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실제로 이의제기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시정요구를 내릴 경우에는 이를 이용자에게 반드시 고지하고 불복절차를 안내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용자의 게시물 중 어떤 부분이 어떤 규정에 위반하여 시정요구를 내리는 것인지 명백히 고지하여야 합니다.

어떤 법률에 근거하여 어떤 표현물이 어떤 이유로 삭제되었는지 알아야만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향후 불복절차를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고, 문제된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등 자진시정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

기업에 대한 비판은 영업방해죄,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명예훼손죄, 특정한 사상의 표출은 국가보안법위반죄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법상으로도 그러한 표현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표현이 범죄를 구성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수위에 이르렀다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내리면 되는 것이지 방심위의 시정요구 등을 통해 표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표현이 공동체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면, 이를 시정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공동체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방심위 심의에 대한 문제점과 관련하여, 특히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연 방심위 규제로 해결해야 하는지 전면적으로 다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한 표현이 국가안전이나 사회질서 유지에 해악을 끼친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러한 해악이 국가기관에 의한 규제와 제한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헌법재판소도 "언론출판의 영역에서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없다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그 표현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 표현의 해악을 시정하는 1차적인 기능은 시민사회의 내부에 존재하는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헌법재판소 95헌가16 판결)"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일단, 국가가 직접 나서서 어떤 표현이 가능한지 기준을 마련하고, 이런 기준을 넘어서는 표현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공동체에서 작용하는 경쟁 메커니즘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직접적으로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당연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표현에 대하여 자율적인 정화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들의 고양된 의식수준과 민주주의의 성숙단계를 고려할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좀더 전향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현재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적지않는 글들이 발표되고,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모쪼록,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네티즌들이 주최하는 이번 워크샵을 통해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가 보다 더 합리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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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리네요.

많은 분들의 성원과 격려 덕분에 인터넷 주인찾기 제2회 컨퍼런스 "저작권, 창작의 무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도 돌아볼 겸 리뷰를 써야겠다고 오래전부터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일에 쫓기다보니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이번 컨퍼런스에 논의되었던 주요 내용은 인터넷 주인찾기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시는게 오히려 빠르고 정확할 것 같아서 전 이번 컨퍼런스 자체보다는 인터넷 주인찾기가 어떤 모임이고, 저에게 인터넷 주인찾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간략하게 한 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제가 인터넷 주인찾기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하의 내용은 지극히 제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제가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 처음 참가하게 된 것은 존경하는 팟캐스터 @Sadgagman님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제1회 컨퍼런스를 기획 중이었는데, 블로거로서 인터넷 실명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발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 직후인데다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약 5개월밖에 되지않은 시점이라 과연 발제를 담당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회의도 들었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컨퍼런스를 마칠 수 있었고, 이것이 저와 인터넷 주인찾기의 첫 인연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과정은 저에게는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모든 멤버들은 개성이 강하고, 각각의 재능도 다양했지만, 한결같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의견충돌이 생길 경우에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위계질서와 수익모델이 없는 조직인데도 유기적으로 운용되면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저같은 대한민국의 30대가 겪는 일상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야근과 회식에 시달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잠시 놀아주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이런 일상이 몇년씩 반복되면 점점 세상을 보는 눈이 좁아지고,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쳐 당장 눈앞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급급해지죠.

세상에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던 20대에 마음 속 깊숙히 간직했던 꿈은 이미 진열대안의 화석처럼 그 생명력을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당장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해야 하고, 아이들을 먹이고,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이따금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보거나, 오랜전 친구들을 만날때 문득문득 10년전 내모습이 떠올라 가슴아파하고, 괴로워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더 깊은 좌절감과 무력감이 찾아오곤 합니다.

저도 인터넷 주인찾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죄의식과 무력감에 심하게 시달렸고, 그로인해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주인찾기에 참여하면서 뭔가 의미있는 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조그마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이 네티즌들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관련된 각종 제도들은 대체로 정부의 필요에 따라 입안되어 왔으며, 이를 둘러싼 문제점도 대부분 정치권이나 학계에서만 논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네티즌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는 이런 상황에 맞서 스스로 네티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꼭 인터넷 주인찾기가 아니더라도 이와같은 자발적 모임을 통해 의식화, 조직화가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은 가져도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해봅니다.

감상과 소회를 적고나니 인터넷 주인찾기를 지나치게 미화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제 주관적인 소견이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대한민국의 인터넷 정책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진하는데 인터넷 주인찾기가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저도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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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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