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5.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주인찾기의 세번째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이곳에서 컨퍼런스의 모든 발제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회수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더 많은 역량이 축적되는 것 같아서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뿌듯하고, 가슴벅찰 뿐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인터넷 주인찾기의 외연이 확장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인터넷 환경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컨퍼런스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1, 2회 컨퍼런스에 비해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바가 상당히 다양했고, 이를 조율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준비모임을 거듭해도 구체적인 상이 잡히지 않아 저도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발제자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일단락되면서(이건 제 개인적인 판단입니다만), 오히려 이번 컨퍼런스가 훨씬 알차게 진행되었고, 상대적으로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던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에서 수많은 발제가 있었고, 이미 모든 발제가 동영상으로 정리되어 이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컨퍼런스에서 가장 가슴깊이 느꼈던 하나의 주제에 대해 짧게 언급할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계가 미치는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우재님은 발제에서 현실세계의 불합리와 모순이 트위터에 투영되는 것에 염증을 느껴 트위터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히셨습니다. 깊이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써머즈님의 발제 중 "인터넷은 현실을 모사한다"는 주장도 이와 일맥상통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부조리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새로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꿈꾸고 있는 것이구요.

온라인 공간의 완전한 염결성에 대한 기대는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너무나도 자주 목도하고 있는 부조리에 대한 반발심리가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프라인의 많은 문제들은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업화/상품화, 권력비대칭,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멘트, 인신공격과 비방 등.

이런 현상들을 바라볼 때마다 좌절을 느끼면서, 결국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권력관계를 그대로 연장시킨 것에 불과하다는 체념에 빠지곤 합니다.

명시적인 해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깊이 공감하신다는 점,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계신다면 언젠가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행사 준비하고, 진행하시느라 고생하신 분들, 훌륭한 발제를 해주신 분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컨퍼런스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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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오랜만에 포스팅을 올리네요.

많은 분들의 성원과 격려 덕분에 인터넷 주인찾기 제2회 컨퍼런스 "저작권, 창작의 무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도 돌아볼 겸 리뷰를 써야겠다고 오래전부터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일에 쫓기다보니 이제서야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이번 컨퍼런스에 논의되었던 주요 내용은 인터넷 주인찾기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시는게 오히려 빠르고 정확할 것 같아서 전 이번 컨퍼런스 자체보다는 인터넷 주인찾기가 어떤 모임이고, 저에게 인터넷 주인찾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간략하게 한 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물론, 제가 인터넷 주인찾기의 입장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하의 내용은 지극히 제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제가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 처음 참가하게 된 것은 존경하는 팟캐스터 @Sadgagman님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제1회 컨퍼런스를 기획 중이었는데, 블로거로서 인터넷 실명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발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 직후인데다가 블로그를 시작한지 약 5개월밖에 되지않은 시점이라 과연 발제를 담당할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회의도 들었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컨퍼런스를 마칠 수 있었고, 이것이 저와 인터넷 주인찾기의 첫 인연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과정은 저에게는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모든 멤버들은 개성이 강하고, 각각의 재능도 다양했지만, 한결같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의견충돌이 생길 경우에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위계질서와 수익모델이 없는 조직인데도 유기적으로 운용되면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저같은 대한민국의 30대가 겪는 일상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야근과 회식에 시달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잠시 놀아주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이런 일상이 몇년씩 반복되면 점점 세상을 보는 눈이 좁아지고,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쳐 당장 눈앞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급급해지죠.

세상에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던 20대에 마음 속 깊숙히 간직했던 꿈은 이미 진열대안의 화석처럼 그 생명력을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당장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해야 하고, 아이들을 먹이고,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이따금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보거나, 오랜전 친구들을 만날때 문득문득 10년전 내모습이 떠올라 가슴아파하고, 괴로워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더 깊은 좌절감과 무력감이 찾아오곤 합니다.

저도 인터넷 주인찾기를 만나기 전까지는 죄의식과 무력감에 심하게 시달렸고, 그로인해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주인찾기에 참여하면서 뭔가 의미있는 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조그마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이 네티즌들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인터넷과 관련된 각종 제도들은 대체로 정부의 필요에 따라 입안되어 왔으며, 이를 둘러싼 문제점도 대부분 정치권이나 학계에서만 논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가장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네티즌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주인찾기는 이런 상황에 맞서 스스로 네티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되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꼭 인터넷 주인찾기가 아니더라도 이와같은 자발적 모임을 통해 의식화, 조직화가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최소한의 희망은 가져도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해봅니다.

감상과 소회를 적고나니 인터넷 주인찾기를 지나치게 미화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제 주관적인 소견이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쪼록 대한민국의 인터넷 정책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진하는데 인터넷 주인찾기가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저도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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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1. 사건의 발단

SBS는 얼마전부터 자사의 드라마를 소재로 리뷰를 올리는 블로그들에 대해 블로그 운영업체에 임시조치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블로거들이 올린 게시물에 삽입된 캡쳐사진이 SBS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포스팅이 일명 "블라인드" 처리되면서 수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http://www.ibagu.co.kr/502)

2. 과연 저작권 침해일까?

그런데, 드라마 리뷰에 캡쳐사진을 첨부하는게 과연 저작권 침해일까요?

저작권법 제28조에서는 공정이용을 규정하여, 일정한 범위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대법원은 위 조항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공정이용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기초로 캡쳐사진을 이용한 드라마 리뷰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가의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반드시 비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지만, 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은 비영리적 목적을 위한 이용의 경우에 비하여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상당히 좁아진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227 판결 등 참조).

다만,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수많은 블로거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 리뷰를 작성하기 때문에, 같은 드라마 리뷰라도 명백한 저작권 침해의 경우부터 명백한 공정이용의 경우까지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포스팅을 전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캡쳐사진을 이용한 드라마 리뷰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거나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률적으로 결론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판례의 기준에 따르면 공정이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리뷰와 캡쳐사진(피인용물) 사이에 주종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포스팅에서 드라마에 대한 비평이나 분석이 주를 이루고 캡쳐사진은 이를 보완해주는 관계에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드라마의 명장면을 캡쳐하여 이를 연속적으로 나열한 경우에는 공정이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대체가능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정이용과 관련하여 드라마 리뷰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대체가능성이라고 함은 인용물이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드라마 리뷰를 보는 것이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지거나 드라마 리뷰를 본다면 드라마를 보지 않게 되느냐는 의미입니다.


시나 소설, 신문기사 같은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드라마 리뷰의 경우에는 대체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신의 블로그에 시를 올린다거나 소설을 올리면 그로 인해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개연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시나 소설은 문자로 표현되는 예술이며, 활자 외에 다른 표현 요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혀 다릅니다. 드라마는 음악, 연기, 각본 등 수많은 요소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드라마 리뷰에 첨부된 캡쳐사진만으로는 드라마 자체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도저히 느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드라마 캡쳐사진 몇 장을 본다고 해서, 그로 인하여 드라마 자체를 보지 않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입니다.

유명한 드라마 블로거 분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드센스 등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 등의 광고를 달고 있다면, 영리목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위 판례에서도 적시한 것처럼 공정이용의 범위를 상당히 제한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 애드센스 광고로 돈 얼마나 번다고 그걸 영리목적으로 판단하고 공정이용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냐고...

이에 대해서는 한 번도 법원의 판단이 있었던 적이 없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는 수익의 규모와는 크게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광고의 게재는 기본적으로 블로그를 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사를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리뷰와 캡쳐사진 사이의 주종관계가 확실할수록, 광고 등 상업적 목적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수록 공정이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돌아본 바로는 광고를 감안하더라도 대다수의 블로거 분들이 공정이용의 기준에 맞게 리뷰를 작성하고 계신 것으로 판단되더군요.

특히,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드라마 리뷰의 경우에는 대체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른 저작물에 비하여 공정이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공정이용과 관련하여 법원의 판례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드라마 캡쳐 사진이 아닌 리뷰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보아 위 기준에 부합하고 있다고 판단되시면 SBS의 저작권 침해 주장으로 인해 지나치게 위축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과연 수익에는 도움이 될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발적으로 SBS 드라마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올리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침해라는 이유로 게시물이 블라인드 처리되면서 많은 분들이 심한 배신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SBS는 아마도 저작권 보호조치를 통하여 SBS의 저작물들을 자신이 허락한 한정된 장소에서만 유통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조치가 종국적으로 SBS의 수익에 도움이 될까요?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드라마 같은 영상물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다운로드 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수요의 대체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블로그들이 드라마의 캐스팅에 대해,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각본에 대해, 배경음악에 대해 활발하게 비평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대한 인기로 이어질겁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네티즌과 친구가 되기 위해 트위터에 계정을 만들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친구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우호세력을 적으로 돌리는 이런식의 전략을 도대체 왜 선택했는지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쪼록 SBS가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는 이와 같은 전략을 최대한 빨리 포기하기를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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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많은 네티즌들이 웹하드나 당나귀, 푸르나 등의 P2P 서비스를 이용하여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의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는것 만으로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까요?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컨텐츠를 업로드하는 행위와 다운로드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상으로 엄격히 구별된다는 점입니다.

컨텐츠를 다운로드하는 행위는 복제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컨텐츠를 공중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로드하는 행위는 전송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이 두가지 행위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업로드의 경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없지만,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당나귀, 푸르나 등의 P2P 서비스는 자신의 하드에 컨텐츠를 다운로드 하면서, 동시에 다른 이용자들에게 자신이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전송하기 때문에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와 무관하게 현행법하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따라서 이하의 논의는 웹하드 등을 통한 단순 다운로드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란?

저작권법에서는 일정한 범위에서는 저작물을 복제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권법 제30조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개인적인 사용 또는 가정과 같은 한정된 범위안에서의 사용은 그 위법성이 크지 않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규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조항에 따르면 웹하드 등을 통해 자신의 하드로 불법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행위는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에서는 2008년 여름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범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립니다.

3. 결정의 내용
서울중앙지법 2008. 8. 5. 선고  2008카합968 【저작권침해금지등가처분】
인터넷 이용자들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영화 파일을 업로드하여 웹스토리지에 저장하거나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는 유형물인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고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한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30조는 이른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용자들의 복제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적법한지 여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웹스토리지에 공중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상태로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비공개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가 영리의 목적 없이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복제를 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이 명백히 저작권을 침해한 파일인 경우에까지 이를 원본으로 하여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가 허용된다고 보게 되면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다운로더 입장에서 복제의 대상이 되는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파일인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다운로드 행위를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개인용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영화 파일을 ‘비공개’ 상태로 업로드하여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에 관하여도, 해당 파일이 예컨대 DVD를 합법적으로 구매하여 이를 개인적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파일로 변환한 것과 같이 적법한 파일인 경우라면 이를 다시 웹스토리지에 비공개 상태로 저장하는 행위 또한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것이나, 해당 파일이 불법 파일인 경우라면 이를 웹스토리지에 비공개 상태로 저장하더라도 그것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위 결정에 따르면 합법적인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만, 불법파일임을 알면서도 이를 다운로드 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게 됩니다.
 
4. 무엇이 문제인가?

내용은 단순하지만, 이 결정의 파급효과는 실제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결정으로 인해 수많은 단순 다운로더들을 보호해주던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라는 보호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결정에서는 불법파일 다운로드의 경우까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면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불법 파일에 대한 다운로드는 보호할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이용 조항은 합법파일을 다운로드받았는지 불법파일을 다운로드받았는지와는 관계없이 비영리 목적의 한정된 범위 사용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뿐만 아니라, 합법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일시적이고, 불법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된다는 법원의 결정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결정은 합리적인 근거없이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적용범위를 축소하여 처벌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므로 죄형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5. 사적이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논란이 불거지자 불법파일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입니다.

현행법상으로는 불법 파일이라고 할지라도 단순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저작권법을 개정하여 이를 명문으로 불법화하고 저작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전세계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게 과연 현명한 일인지는 지극히 의문입니다.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저작권 문제에 접근했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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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참고할만한 다큐가 있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할까 합니다.

브렛 게일러 감독의 <찢어라 리믹스 선언>(rip : A Remix Manifesto)입니다.




1. 저작권과 창작의 자유

다큐는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주된 이야기는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 Girltalk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Girltalk는 매쉬업 기술을 통해 종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을 편집하여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입니다.

다큐에서 그가 음악을 믹싱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단순히 기존의 음악을 짜집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전혀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하에서는 그가 원저작자의 허락없이 만들어내는 모든 음악은 불법입니다.

현행 저작권 관련 법규는 Girltalk와 같은 뮤지션들의 창작의 자유를 현저히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쉬업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2.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전도서 1:6~10)

성경에 보면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라는 전도서 구절이 있습니다.

전도서에 나오는 이 구절 만큼 저작권의 본질을 잘 지적하는 문장은 없을 것입니다.

월트디즈니를 보면 저작권과 관련된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자기모순적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들은 이미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창작된 저작물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트디즈니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공짜로",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하여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디즈니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3. 미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이처럼 저작권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디즈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은 이제 국가차원에서 저작권 보유 영리단체들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개발도상국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다른 국가들의 지적재산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각종 영역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시작하자, 후발주자들에게 저작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가 주장해온 "사다리 걷어차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죠


4. 공포 분위기 조성

이미 불법 다운로드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해 왔던 저작물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미국 저작권 관련 단체에서는 기득권 보호를 위해 크게 2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국 국민들에게 사용하는 방법인데, 불법 사용자들을 고소하고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합니다.

다음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저작권 보호정책인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개발도상국에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역제재 등을 통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입니다.

5. 기술의 발달과 수익모델의 변경

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종래의 기득권을 무너뜨리죠. 복사기술은 필사본을 만들던 사서들의 수익을 박탈했고, 텔레비젼은 라디오 산업을 붕괴시켰습니다. 인터넷의 출현은 신문, 잡지, 방송 등 올드 미디어들을 총체적인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영화사, 음반사 등 기존의 미디어들은 저작권을 무기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기 시작하면서 유튜브, 블로그 등 새로운 미디어들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신구 세력간 갈등은 결국 무엇이 정의에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강하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로운 정보의 공유가 저작권보다 중요하고, 저작권을 위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것이 불법다운로드보다 더욱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연대해서 이 전선에서 힘을 모으고, 기득권과 맞서 싸울때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 과연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인가?

누구나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은 결국 어느 누구도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권은 대부분의 경우 집합적 지식의 총체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변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문화적으로 더욱 풍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의 독점은 기득권자들에게 부를 가져다줄지는 모르지만, 평등과 자유라는 인터넷의 본질에 반하며,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혜택을 완전히 사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저작권에 대한 해법이 무엇이든간에, 정보에 대한 접근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다면 한 번쯤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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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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