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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18 표현의 자유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규제 (5)
아래 글은 인터넷 주인찾기가 2011. 2. 26 "인터넷 심의의 대안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워크샵에서 제가 발제한 내용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방심위 규제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개괄적으로 소개한 글이니 필요하신 분은 참고삼아 일독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들어가며>


오늘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인터넷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자본과 권력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장시켜 민주주의 발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추적 60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경고조치 및 미네르바 사건 등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수많은 사건에 비추어보면 대한민국에서 충분한 표현의 자유가 주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아무런 제약없이 전면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사회에는 표현의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다른 가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는 인터넷 주인찾기가 주체가 되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규제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지, 또한 현행 규제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논의가 지나치게 산만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오늘 워크샵에서는 명예훼손 부분을 제외한 불법정보의 문제 및 방심위 규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명예훼손 및 정보통신제공사업자의 임시조치 문제는 제2회 워크샵에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표현의 자유, 왜 중요한가?>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한 기본권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래 헌법재판소 판례가 이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소 길지만 이를 인용할까 합니다.

"언론ㆍ출판의 자유는 민주체제에 있어서 불가결의 본질적 요소이다. 사회구성원이 자신의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모든 민주사회의 기초이며,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을 위한 열린 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민주정치는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사회내 여러 다양한 사상과 의견이 자유로운 교환과정을 통하여 여과없이 사회 구석 구석에 전달되고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에 비로소 그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또한 언론ㆍ출판의 자유는 인간이 그 생활속에서 지각하고 사고한 결과를 자유롭게 외부에 표출하고 타인과 소통함으로써 스스로 공동사회의 일원으로 포섭되는 동시에 자신의 인격을 발현하는 가장 유효하고도 직접적인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아울러 언론ㆍ출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상은 억제되고 진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문화의 진보는 한때 공식적인 진리로 생각되었던 오류가 새로운 믿음에 의해 대체되고 새로운 진리에 자리를 양보하는 과정속에서 이루어진다. 진리를 추구할 권리는 우리 사회가 경화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성장해가기 위한 원동력이며 불가결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요컨대, 헌법 제21조가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헌법적 가치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헌재 1998.04.30, 95헌가16)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초이며, 다른 헌법적 가치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표현의 자유는 이처럼 중요한 기본권이기 때문에 헌법에서도 검열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등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보다 두텁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합리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심위 규제, 무엇이 무엇인가>

1. 방심위 심의대상의 포괄성

우선, 방심위 심의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 지나치게 폭넓은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설치및운영에관한법 제21조 및 정통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9호에따라 방심위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하여 심의할 권한을 가지는데, 동 조항의 경우 아무런 추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제1호부터 제8호까지 개별적으로 심의대상을 규정한 입법취지가 몰각되고 있습니다.

위 규정은 방심위로 하여금 범죄와 관련된 모든 표현에 대해 심의권한을 부여하였다는 점에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의하여 종국적으로 범죄로 판단된 것이 아니라 수사시관에 의하여 단순히 혐의만 인정되는 경우에도 방심위 규제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가 있습니다.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범죄성립여부에 대해서 방심위 내부에서 1차적인 판단이 내려져야 하는데, 형법은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방심위에서 공정거래법, 의료법 등 특수분야 범죄에 대해 판단할 능력이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심위가 범죄 해당여부를 판단할 전문성이 없다면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이 있을 경우 방심위는 기계적으로 시정을 요구하게 되고,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사실상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표현을 제재하는 권한을 보유하게 되는 결과가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제7호~제9호의 경우)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설치및운영에관한법시행령 제8조에서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 등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한 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방심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기만 하면 심의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기타 범죄"와 관련된 정통망법 제44조의 7 제1항 제9호는 이를 좀더 구체화하거나 방통위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고 방통위법시행령 제8조의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이를 즉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방심위 시정요구의 법적성질

방심위가 특정 표현이 불법정보라고 결론내린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게 시정요구를 명할 수 있습니다.

방심위는 해당정보에 대한 삭제나 이용정지 등의 조치는 방심위가 아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나 게시판 관리/운영자에 의하여 실행될 뿐만 아니라, 방심위가 시정요구를 한다고 하여 포털사업자 등이 시정요구를 이행하도록 법률적으로 강제되는 것은 아니므로 시정요구는 단순한 행정지도에 불과하다고 계속하여 주장하여 왔습니다.

이는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본 서울행정법원의 2009구합35924 판결에 의해 어느정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아직도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하여 위법/부당한 시정요구에 대한 종국적인 책임소재 등이 문제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방심위가 불법정보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시정요구가 아닌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법률에서 명문화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정명령을 부과하도록 규정하면 방통위로부터 직접적 규제를 받고 있는 정보통신제공사업자들도 시정요구 이행에서 발생하는 책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용자 입장에서도 게시물을 삭제당하거나, 이용을 정지당하게 되면 방심위를 상대로 직접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서 방심위의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사후적인 구제절차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방심위의 과도한 시정요구가 법원에서 위법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사례가 집적되면 방심위가 시정요구를 명하는데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시정요구를 명함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불복수단의 실질적 보장

방심위의 시정요구가 이루어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설치및운영에관합법시행령 제8조 제6항에서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게시판 관리/운영자 또는 해당이용자가 15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방심위의 시정요구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또는 게시판 관리/운영자를 상대방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실제로 이의제기를 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시정요구를 내릴 경우에는 이를 이용자에게 반드시 고지하고 불복절차를 안내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용자의 게시물 중 어떤 부분이 어떤 규정에 위반하여 시정요구를 내리는 것인지 명백히 고지하여야 합니다.

어떤 법률에 근거하여 어떤 표현물이 어떤 이유로 삭제되었는지 알아야만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향후 불복절차를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고, 문제된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등 자진시정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규제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

기업에 대한 비판은 영업방해죄,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명예훼손죄, 특정한 사상의 표출은 국가보안법위반죄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행법상으로도 그러한 표현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한 표현이 범죄를 구성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수위에 이르렀다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내리면 되는 것이지 방심위의 시정요구 등을 통해 표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은 지나친 기본권 제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정 표현이 공동체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면, 이를 시정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공동체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방심위 심의에 대한 문제점과 관련하여, 특히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연 방심위 규제로 해결해야 하는지 전면적으로 다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한 표현이 국가안전이나 사회질서 유지에 해악을 끼친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러한 해악이 국가기관에 의한 규제와 제한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헌법재판소도 "언론출판의 영역에서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없다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그 표현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그 표현의 해악을 시정하는 1차적인 기능은 시민사회의 내부에 존재하는 사상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헌법재판소 95헌가16 판결)"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일단, 국가가 직접 나서서 어떤 표현이 가능한지 기준을 마련하고, 이런 기준을 넘어서는 표현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공동체에서 작용하는 경쟁 메커니즘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직접적으로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당연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표현에 대하여 자율적인 정화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국민들의 고양된 의식수준과 민주주의의 성숙단계를 고려할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좀더 전향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현재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적지않는 글들이 발표되고,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모쪼록,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네티즌들이 주최하는 이번 워크샵을 통해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가 보다 더 합리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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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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