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참고할만한 다큐가 있어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천할까 합니다.

브렛 게일러 감독의 <찢어라 리믹스 선언>(rip : A Remix Manifesto)입니다.




1. 저작권과 창작의 자유

다큐는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주된 이야기는 캐나다 출신의 뮤지션 Girltalk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Girltalk는 매쉬업 기술을 통해 종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음악을 편집하여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입니다.

다큐에서 그가 음악을 믹싱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단순히 기존의 음악을 짜집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전혀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저작권법하에서는 그가 원저작자의 허락없이 만들어내는 모든 음악은 불법입니다.

현행 저작권 관련 법규는 Girltalk와 같은 뮤지션들의 창작의 자유를 현저히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쉬업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2.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전도서 1:6~10)

성경에 보면 "해아래 새것이 없나니"라는 전도서 구절이 있습니다.

전도서에 나오는 이 구절 만큼 저작권의 본질을 잘 지적하는 문장은 없을 것입니다.

월트디즈니를 보면 저작권과 관련된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자기모순적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들은 이미 다른 누군가에 의하여 창작된 저작물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트디즈니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공짜로", "아무런 제한없이" 사용하여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디즈니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3. 미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이처럼 저작권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디즈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은 이제 국가차원에서 저작권 보유 영리단체들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음악, 영화,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개발도상국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얼마전까지만해도 다른 국가들의 지적재산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각종 영역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시작하자, 후발주자들에게 저작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가 주장해온 "사다리 걷어차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죠


4. 공포 분위기 조성

이미 불법 다운로드가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해 왔던 저작물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미국 저작권 관련 단체에서는 기득권 보호를 위해 크게 2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국 국민들에게 사용하는 방법인데, 불법 사용자들을 고소하고 상당한 금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만약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합니다.

다음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저작권 보호정책인데,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개발도상국에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무역제재 등을 통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입니다.

5. 기술의 발달과 수익모델의 변경

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종래의 기득권을 무너뜨리죠. 복사기술은 필사본을 만들던 사서들의 수익을 박탈했고, 텔레비젼은 라디오 산업을 붕괴시켰습니다. 인터넷의 출현은 신문, 잡지, 방송 등 올드 미디어들을 총체적인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영화사, 음반사 등 기존의 미디어들은 저작권을 무기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기 시작하면서 유튜브, 블로그 등 새로운 미디어들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신구 세력간 갈등은 결국 무엇이 정의에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강하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입니다.

따라서, 자유로운 정보의 공유가 저작권보다 중요하고, 저작권을 위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면 그것이 불법다운로드보다 더욱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연대해서 이 전선에서 힘을 모으고, 기득권과 맞서 싸울때 패러다임의 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 과연 바람직한 대안은 무엇인가?

누구나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은 결국 어느 누구도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권은 대부분의 경우 집합적 지식의 총체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고, 변형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문화적으로 더욱 풍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생산과 유통의 독점은 기득권자들에게 부를 가져다줄지는 모르지만, 평등과 자유라는 인터넷의 본질에 반하며,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혜택을 완전히 사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저작권에 대한 해법이 무엇이든간에, 정보에 대한 접근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넷 시대의 저작권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다면 한 번쯤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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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는 미국의 어두운 단면을 특유의 재치와 해학으로 파헤쳐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입니다.

물론 저도 그의 골수팬 중 한명이구요.

오늘은 그가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를 비판한 다큐멘터리 "식코(Sicko)"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미국의 의료보험은 어떤 수준인가?

다큐는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첫번째 부류는 보험료를 낼 수 없어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손가락을 잘리고도 의료보험이 없어 봉합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 약값을 감당할 수 없어 70이 넘은 나이에도 마트를 청소하고, 진통제 대신 브랜디를 마셔야 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이 나옵니다. 

두번째는 부류는 보험료를 꾸준히 내고도 보험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험사의 말도 안되는 핑계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해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사람들, 그런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병원에서는 더이상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을 다른 병원 앞에 내다버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2.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이런 일련의 사태는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이윤 극대화를 쫓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일단 치료비가 많이 들 것 같은 사람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에서 제외됩니다.

당연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1순위 배제 대상이 됩니다.

다음으로는 당연히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는 빌미를 찾아야 합니다.

보험사는 의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환자의 과거 병력을 샅샅이 뒤집니다.

과거에 있었던 아주 사소한 질병도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수익으로, 보험사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하고, 보험사 임원들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력한 의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합니다.

이런 부패하고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 또한 엄청난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3. 다른 나라들 이야기

다큐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그리고 쿠바의 의료체계를 미국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사유를 찾으며 돈을 벌고 있는동안 영국의 의사들은 자기가 돌보고 있는 환자들이 담배를 끊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면 그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받고 있습니다.

얼마나 극명한 차이입니까?

미국에서는 의료의 본질을 돈으로 보지만, 유럽의 여러나라들에서는 의료를 건강의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쿠바에서도 미국에 비해 국민들이 훨씬 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4. 죽기 싫으면 시스템에 순응해...

생명권과 건강권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데 기초가 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입니다.

그리고, 의료란 기본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질병과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행위입니다.

돈은 그 다음 이야기죠.

의사와 의료기관이 이윤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은 더이상 생존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신대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생명과 건강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면, 국민들은 민주주의적 가치나 인간의 존엄에 대한 고민을 더이상 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가와 시장이 제공하는 최소한의 보호라도 누리기 위해서 시스템에 순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료보험 민영화는 단순히 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입니다.

5. 의료보험 민영화 절대 막아야

대한민국에서도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보험 민영화 이후 국민들의 삶이 어떠할지 우리는 Sicko를 통해 똑똑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미국과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자본주의 러브스토리(Capitalism : A Love Story)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m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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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히 퇴근길에 휴대폰으로 MBC 스페셜 "치킨"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다큐를 즐겨보기는 하지만 제목 때문에 사실 큰 기대없이 봤는데, 상당히 잘 만들었더군요.

다큐 첫부분에는 닭들이 달걀에서 부화할 때부터 마트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닭이 양식되고, 도축되고, 가공되고, 포장되어 가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닭고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닭들을 키워내고, 고압전류가 흐르는 물에 닭들을 집어넣고, 기계로 껍질을 벗기고, 머리와 발을 잘라내고, 내장을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대량생산이라는 목표를 위해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생명체를 취급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닭들을 가공하는 모습은 마치 수천미터 항공에서 버튼 하나로 폭탄을 투하하고, 폭탄이 떨어지는 지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전혀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는 현대전투를 보는듯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후반부에는 수많은 치킨집들을 다루면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이 치킨집을 차리게 된 과정을 조명했습니다.

IMF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정리해고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던 슈퍼마켓이 주변에 들어선 대형마트로 망하는 바람에, 그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치킨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이 넉넉하지 못한 그들에게 치킨집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치킨집 사장님으로 나오는 인물들은 대부분 신자유주의라는 파도에서 쓸려 소규모 자영업자로 몰려나고 있는 우리 이웃들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벼랑끝에 몰린 서민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치킨집조차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큐에 나오는 모 치킨집은 반경 1km 안에 치킨집만 70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들 치킨집 중 대부분은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평생고용이 옛말이 되어버리고, 빈부격차가 점점 심화되는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쓰러웠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킨집을 통해 생명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와 소규모 자영업자를 양산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루하지 않게 그려낸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성실하고 소박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치킨집 사장님들의 건투를 빕니다.

그들이 꼭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절대로 그럴리는 없다는 사실이 슬프기는 하지만요...


○ 참조 : 아래 주소에서 MBC 스페셜 닭Q멘터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imbc.com/broad/tv/culture/mbcspecial/vod/?kind=image&progCode=1000833100571100000&pagesize=5&pagenum=1&cornerFlag=0&ContentTypeID=1&ProgramGroupID=15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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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이클 무어의 신작을 접했습니다.

볼링 포 콜럼바인을 처음봤을때 그의 철학과 위트에 참 감탄했었고, 그 이후로 그의 골수팬이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러브스토리를 보면서 지루한 주제를 재밌고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그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1.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시스템

미국에서는 상위 1%의 국민이 전체 부의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빈부격차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마이클 무어의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사회가 상위 1% 안에 속하지 못한 99%의 사람들에게 언젠가 1%에 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입니다.

그 희망과 믿음이 혁명을 막는 일종의 메카니즘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열심히 일한다면 너희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

이런 허울좋은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겁니다.

하지만 위 문장을 반대로 해석하면 만약 누군가가 가난하다면, 그것은 그가 게으르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사학자 하워드 진은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에서 자신의 가난한 유년시절을 언급하며, 자신의 부모가 얼마나 성실히 일했는지 회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에서 벗어나본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성실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다시말해 "성실히 일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결론내립니다.

2. 통제를 잃은 금융기관의 횡포

미국의 거대은행들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마치 금방이라도 부자가 될 것처럼 장미빛 환상을 심어준 뒤 대출을 받을 것을 유도하고, 대출금에 대하여 고액의 이자를 물린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들의 집을 압류하고 주인을 내쫓습니다.

물론,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를 위험하게 투자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과연,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주입하면서 당장 투자자를 부자로 만들어줄 것 같이 고객을 농락하던 금융기관들, 그리고 이를 규제하지 않은 정부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까요?

그들은 이미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고 있는 명문대학 출신 엘리트들을 끌어다가 파생상품을 만들고, 자기 회사를 위하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목숨을 담보로 생명보험금을 타먹고, 정관계에 전방위적 로비를 하여 각종 금융규제를 무력화시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의 금융기관이 도산위기에 직면하자 그들은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의 혜택을 받아 기사회생하고, 투자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원들에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3. 버릴 수 없는 희망 -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시티그룹이 거대 투자자들을 위해 작성했다는 보고서의 내용이었습니다.

시티그룹은 보고서에서 부를 차지하지 못한 99%의 국민들에게도 상위 1%와 동일한 투표권이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것이 1%의 부를 지키는데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거대 금융기관의 바램과는 달리 99%의 지지를 받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또, 파업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사람들의 힘으로, 아메리칸 뱅크는 부당하게 해고되는 사람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쫓겨났던 가족들은 자신들의 집으로 되찾게 되는 일도 생기죠

상위 1%는 이미 미국경제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고, 상위 1%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나머지 99%의 사람들에게 투표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또한, 99%의 사람들 사이의 연대의식이야 말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런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빨리 자각해야 합니다.

허황되게 1%에 편입되기 위하여 노력하기 보다는 탐욕의 사슬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야 합니다.

10년전만 해도 어느 누가 미국에서 흑인대통령이 집권하게 되리라고 예견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통해 세상은 바뀌고,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절망하기는 이릅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다면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 식코(Sicko)
-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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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콜럼바인 하이스쿨 총기난사 사건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에릭과 딜란이라는 학생 2명이 900여발의 총알을 난사해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은 고등학생에 의한 최대규모의 총기사고라는 점 때문에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줍니다.

마이클 무어는 "볼링 포 콜럼바인"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미국에서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그 원인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내놓습니다.

2. 무엇이 고등학생을 살인마로 만들었나

콜럼바인 고등학교의 총기난사 사건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헤비메탈, 폭력적인 게임, 그리고 만화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죠.

하지만, 마이클 무어는 실제로는 전혀 다른 곳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우선 미국의 국가적 폭력성을 언급합니다.

수많은 명목으로 전세계를 불바다로 만들고, 전쟁무기를 수출하는 군산복합체로서의 미국의 시스템을 지적합니다.

다음으로 미국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총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다큐에 나오는 것처럼 미국은 은행에서 계좌만 개설해도 총을 경품으로 지급하며, 대형마트에서 언제든 실탄을 구입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총기 접근의 용이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죠.

다큐멘터리에서는 캐나다와 미국을 비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1인당 소지하고 있는 총기의 숫자는 두 나라가 비슷한데도, 캐나다에서는 훨씬 총기로 인한 범죄가 적거든요.

단순히 총을 구하기가 쉽다는 점만으로는 미국의 총기범죄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부분은 마이클 무어가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으로 바로 공포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끊임없이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흑인들에 대한 강력범죄, 이를 통한 공포의 확산이 총기판매에 기여하고, 너무나도 보편화된 총기 때문에 다시 총기사고가 빈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3. 과연, 총기판매에만 국한되는 얘기일까

문제는 이런 공포 마케팅이 총기판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공포는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얼굴이 안예뻐? 그렇다면 넌 왕따를 당할꺼야. 비싼 화장품을 쓰고, 성형을 하는게 좋을걸

뚱뚱해? 그렇다면, 넌 게으른거고, 이성들로부터 결코 사랑받지 못할꺼야. 운동을 하든지, 약물을 복용해보지 그래

명품 핸드백이 없어? 그렇다면 넌 절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꺼야. 이참에 하나 구입하지 그래. 물론, 유행이라는게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곧 다른걸 사야 하겠지만..

이런식의 공포 마케팅은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습니다.

특정한 상품을 소유하지 않거나, 특별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당신은 이미 패배자라는 인식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아주 쉽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공포 마케팅에 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체가 없는 공포라도 다른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 그 공포는 사람들에게 아주 빠르게 퍼져 나가니까요.

4. 마치며

마이클 무어가 실제로 공포에 의한 마케팅을 다큐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저는 공포를 다룬 부분이 가장 독창적이고, 또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멋진 다큐입니다. 시간 날때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마이클 무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들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자본주의 러브스토리(Capitalism : A Love Story)
- 식코(Sic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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