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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4 사례로 살펴본 공정이용 - 캡쳐사진을 이용한 드라마 리뷰와 저작권 (4)
1. 사건의 발단

SBS는 얼마전부터 자사의 드라마를 소재로 리뷰를 올리는 블로그들에 대해 블로그 운영업체에 임시조치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블로거들이 올린 게시물에 삽입된 캡쳐사진이 SBS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포스팅이 일명 "블라인드" 처리되면서 수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http://www.ibagu.co.kr/502)

2. 과연 저작권 침해일까?

그런데, 드라마 리뷰에 캡쳐사진을 첨부하는게 과연 저작권 침해일까요?

저작권법 제28조에서는 공정이용을 규정하여, 일정한 범위에서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대법원은 위 조항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공정이용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기초로 캡쳐사진을 이용한 드라마 리뷰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가의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 경우 반드시 비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지만, 영리적인 목적을 위한 이용은 비영리적 목적을 위한 이용의 경우에 비하여 자유이용이 허용되는 범위가 상당히 좁아진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227 판결 등 참조).

다만,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수많은 블로거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라마 리뷰를 작성하기 때문에, 같은 드라마 리뷰라도 명백한 저작권 침해의 경우부터 명백한 공정이용의 경우까지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포스팅을 전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이상, 캡쳐사진을 이용한 드라마 리뷰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거나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률적으로 결론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판례의 기준에 따르면 공정이용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리뷰와 캡쳐사진(피인용물) 사이에 주종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포스팅에서 드라마에 대한 비평이나 분석이 주를 이루고 캡쳐사진은 이를 보완해주는 관계에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드라마의 명장면을 캡쳐하여 이를 연속적으로 나열한 경우에는 공정이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대체가능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정이용과 관련하여 드라마 리뷰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대체가능성이라고 함은 인용물이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드라마 리뷰를 보는 것이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가지거나 드라마 리뷰를 본다면 드라마를 보지 않게 되느냐는 의미입니다.


시나 소설, 신문기사 같은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드라마 리뷰의 경우에는 대체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신의 블로그에 시를 올린다거나 소설을 올리면 그로 인해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개연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시나 소설은 문자로 표현되는 예술이며, 활자 외에 다른 표현 요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혀 다릅니다. 드라마는 음악, 연기, 각본 등 수많은 요소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드라마 리뷰에 첨부된 캡쳐사진만으로는 드라마 자체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도저히 느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드라마 캡쳐사진 몇 장을 본다고 해서, 그로 인하여 드라마 자체를 보지 않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입니다.

유명한 드라마 블로거 분들 중 대다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드센스 등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애드센스 등의 광고를 달고 있다면, 영리목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고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위 판례에서도 적시한 것처럼 공정이용의 범위를 상당히 제한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 애드센스 광고로 돈 얼마나 번다고 그걸 영리목적으로 판단하고 공정이용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냐고...

이에 대해서는 한 번도 법원의 판단이 있었던 적이 없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는 수익의 규모와는 크게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광고의 게재는 기본적으로 블로그를 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사를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리뷰와 캡쳐사진 사이의 주종관계가 확실할수록, 광고 등 상업적 목적과 관련되어 있지 않을수록 공정이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돌아본 바로는 광고를 감안하더라도 대다수의 블로거 분들이 공정이용의 기준에 맞게 리뷰를 작성하고 계신 것으로 판단되더군요.

특히,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드라마 리뷰의 경우에는 대체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른 저작물에 비하여 공정이용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공정이용과 관련하여 법원의 판례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드라마 캡쳐 사진이 아닌 리뷰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보아 위 기준에 부합하고 있다고 판단되시면 SBS의 저작권 침해 주장으로 인해 지나치게 위축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과연 수익에는 도움이 될까?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발적으로 SBS 드라마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올리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침해라는 이유로 게시물이 블라인드 처리되면서 많은 분들이 심한 배신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SBS는 아마도 저작권 보호조치를 통하여 SBS의 저작물들을 자신이 허락한 한정된 장소에서만 유통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조치가 종국적으로 SBS의 수익에 도움이 될까요?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드라마 같은 영상물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다운로드 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수요의 대체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뛰어난 블로그들이 드라마의 캐스팅에 대해,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각본에 대해, 배경음악에 대해 활발하게 비평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대한 인기로 이어질겁니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네티즌과 친구가 되기 위해 트위터에 계정을 만들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친구를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우호세력을 적으로 돌리는 이런식의 전략을 도대체 왜 선택했는지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쪼록 SBS가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는 이와 같은 전략을 최대한 빨리 포기하기를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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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라드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