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얀거탑의 주인공 장준혁을 기억하시나요?

장준혁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모르고,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병원장의 딸과 결혼하고, 외과과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윗사람들에게  뇌물을 건네고, 의료소송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은닉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습니다.

인격의 잣대로 보면, 그는 분명 하자가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저는 인간 장준혁에게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의사가 되기까지, 그는 참 험난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돈과 배경없이 외과과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의 모습은 사악해보인다기 보다는 왠지 동정심과 공감을 유발했고, 나중에는 저도 모르게 진심으로 그의 성공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원하지 않던 결혼에서 오는 외로움을 달래고자,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왠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장준혁의 삶을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은 아마도 장준혁을 통해 나의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얼마 되지 않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의 모습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회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장준혁을 보면서 너무도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의 처절한 인생이 너무도 눈물겨웠고, 그가 그토록 안간힘 쓰면서 이루어낸 모든 것들이 결국 그의 죽음으로  한 줌의 재로 날아가는 것이 가슴아팠습니다.

그리고,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고있는 저의 모습이 슬퍼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마치 저의 죽음처럼 고통스러웠습니다.

드라마가 종영되고도 아주 오랜동안 장준혁의 잔영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하얀거탑은 아마도 평생동안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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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eíeeè 2010.04.21 0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 해주셔서 저도 하고 갑니다... 어찌 하는 건지 몰라서 인터넷 뒤져서 겨우겨우 했네요 ㅠㅠ 아무튼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을 만나니까 즐거워요. 아무튼 장준혁은 참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ㅠㅠ 종영한지 3년이나 된 드라마인데 또 보고 싶어지네요

  2. 제라드76 2010.04.21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족한 글인데 소중한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얀거탑의 갈등구조가 단순한 선악구도였다면 전혀 몰입감이 없었을텐데, 나름대로의 공고한 철학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 사이의 대립구도로 전개되면서 훨씬 매력적인 드라마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