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예전 패키지 게임 시절에는 게임개발사가 퍼블리싱 업체를 지정하여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데, 퍼블리싱 업체에 비해 경험이 적고,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는 퍼블리싱 업무를 아웃소싱함으로써 좋은 게임을 만드는데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시장이 성장하고,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T스토어 등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게임 유통 방식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게임을 자유롭게 만들어서 플랫폼에 등록하면 유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마케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대형 퍼블리싱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마케팅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게임퍼블리싱 계약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처럼 개발사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할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안내할까 합니다.

독점적 권리의 제한 문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게임에 대한 독점적인 퍼블리싱 권한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비독점적 권한을 주는 것인지 명시해야 합니다. 만약, 독점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경우라면, 독점의 범위를 아래와 같이 특정해야 합니다.

첫째, 지역적 범위를 특정해야 합니다. 퍼블리싱 회사에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 특정 국가에서의 퍼블리싱 권한만을 부여하는 것인지,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의 퍼블리싱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지 특정하지 않으면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개발사에서 지역적으로 퍼블리싱 범위를 제한했다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개발자가 직접 퍼블리싱을 하거나, 다른 퍼블리싱 업체를 선정하여 퍼블리싱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플랫폼의 범위를 특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퍼블리싱의 범위를 앱스토어, 플레이마켓, T스토어 등으로 제한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플랫폼에 대한 퍼블리싱 권한을 부여하는 것인지 확정해야 합니다. 플랫폼을 제한하면 다른 플랫폼에서는 개발자가 직접 퍼블리싱을 하거나, 다른 퍼블리싱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퍼블리싱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익 분배의 문제

사실 모바일 시장에서는 누구나 앱스토어나 플레이마켓 등에 게임을 등록하여 유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로지 유통만을 위하여 다른 업체에 퍼블리싱을 맡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개발사가 퍼블리싱을 다른 업체에 위임하는 것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투자를 받았거나, 퍼블리싱 회사에 마케팅, 서버관리, 고객관리 등을 함께 위탁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퍼블리싱 계약시 이익분배는 통상 게임 전체 매출액을 일정비율로 나누는 형태를 띄게 됩니다.

이 경우 이익 분배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정의함에 있어 다음의 점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선, 앱관련 매출액은 앱 자체의 판매로 인한 매출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광고나, 유료 아이템 판매를 통한 매출도 포함하는 것인지 정확히 기재하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매출액이 애플과 구글에 지급되는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를 포함하는 금액인지도 분명히 기재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퍼블리싱 회사가 단순히 퍼블리싱만을 해주는 대가로 이익을 분배받는 것이 아니라면, 퍼블리싱 회사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퍼블리싱 회사에서 얼마나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것인지, 마케팅 비용은 어떤 용도로 얼마씩 집행할 것인지 미리 확정해 둔다면 추후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와 관련된 문제

게임이 서비스되기 시작하면 게임에 대한 새로운 요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기존 고객이 게임을 계속 유지하고, 신규 유저들이 계속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계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 광고가 필요합니다. 물론 게임이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있다면, 새로운 맵이나 몬스터, 캐릭터를 추가하고, 각종 이벤트를 열고, 광고비를 지출하는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시 초기 게임에 대한 평가가 좋지않다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퍼블리싱 계약서에 ‘개발사는 퍼블리싱 회사가 업데이트를 요청한 경우 10일 이내에 이를 완료하여야하며, 업데이트와 관련된 별도의 비용은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퍼블리싱 회사 입장에서는 업데이트를 요청하는데 별다른 비용이나 노력이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퍼블리싱 회사는 개발사에 업데이트를 요청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초기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실패한 게임에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기 보다는 차기작에 역량을 집중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업데이트에 대한 조건을 달아놓는 것도 방법입니다. 퍼블리싱 게임 다운로드 회수가 최소 기준에(예를 들면 50,000명)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개발사가 업데이트 요청에 응하지 아니할 수 있다든지, 업데이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퍼블리싱 회사가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둔다면, 이미 실패가 확실시되는 게임에 대해서 개발사가 추가적인 역량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 관련 문제

게임 저작권을 양도한다는 특별한 조건이 없다면, 게임의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개발사에 있습니다. 문제는 게임의 내용이 업데이트되는 경우입니다. 게임 내용의 업데이트는 개발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퍼블리싱 업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퍼블리싱 회사에서 게임에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했는데, 추가된 컨텐츠에 대한 저작권 귀속 여부에 대해서 별도의 약정이 없다면, 추가된 컨텐츠의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퍼블리싱 회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개발사가 직접 퍼블리싱을 하거나 퍼블리싱 회사를 변경한 경우, 퍼블리싱 업체에 의해서 추가된 컨텐츠를 삭제하거나, 저작권을 양수하는 작업을 거쳐야합니다. 하지만,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된 경우에도 개발사와 퍼블리싱 회사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으므로, 저작권 양수와 관련된 협상을 거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컨텐츠의 추가는 원칙적으로 개발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하거나, 추가된 컨텐츠에 대한 대한 저작권은 개발사에 속하되, 개발사는 퍼블리싱 회사에 합리적인 대가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계약 종료시 DB 이전의 문제

모바일 게임은 PC 온라인 게임에 비해서 Life Cycle이 길지 않기 때문에 DB 이전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도 오랜기간 사랑받는 게임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Life Cycle이 긴 소셜게임이 더욱 활성화되면, 게임이 한창 서비스되는 시점에 퍼블리싱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계약 종료 시점에 개발사가 직접 퍼블리싱 하고자 하거나, 다른 퍼블리싱 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게임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래 유저들의 DB를 이전하여야 한다는 점 및 이전의 방식에 대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기하여야 합니다.

또한, 고객들의 DB를 이전하는 것은 개발사와 퍼블리싱 회사만의 합의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되는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개인정보 제공과 관련된  고객의 동의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서비스 종료시 보상 문제

서비스가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유저들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특히, 유저들이 구매한 아이템에 대한 보상이 필요할 경우, 개발사와 퍼블리싱 회사에서 어떤 비율에 따라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 반드시 미리 정해두시기 바랍니다.

나가며

법률적 분쟁이 발생하면 모든 판단의 기준은 결국 계약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모든 회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귀사에 대해서만 예외를 두기 어렵다든지, 이건 계약서 문구에 있기는 하지만, 관행적으로 삽입되는 문구에 불과하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증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법원을 설득할 수도 없습니다. 계약 체결의 중요성에 대해서 숙지하시고, 위 각 사항들이 누락되어 있거나 현저히 불리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면 반드시 계약서의 내용을 추가하거나 수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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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즈라엘 2012.09.11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2013.06.12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들어가며

최근 앱개발 도급계약과 관련된 사례들을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계약 체결전에 특별한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자문을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앱개발을 의뢰한 도급인(이하 ‘의뢰인’)과 앱개발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는데, 누구의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받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관련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계약 체결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하자

관련사건을 처리하면서 가장 놀란건 앱개발을 의뢰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앱개발을 의뢰하는 쪽에서, 이런 용도의 앱을 개발하고 싶은데, 얼마에, 언제까지 가능한지 개발자에게 확인하고, 조건이 맞는다 싶으면 계약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에 바로 개발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인이나 지인을 통해서 소개받은 개발자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고, 계약서란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상대방에게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이 실례라는 정서가 계약서 작성을 꺼리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행법상으로는 구두계약도 유효하기 때문에, 의뢰인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앱이 개발되고, 적절한 시기에 개발비용도 지급되면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양자 모두에게 엄청난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앱개발 계약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조언해드리고 싶은 것은 아무리 가까운 개발자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적은 비용으로 앱개발을 의뢰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앱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명확히 기재하라

우선, 의뢰인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 계약 체결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자신의 기대를 충족하는 훌륭한 앱을 제공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의뢰인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개발을 의뢰한 앱과 관련된 구체적인 요구사항이나 스펙이 있다면, 이를 반드시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의뢰인과 앱개발자 사이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분쟁은 앱의 완성도와 관련된 것입니다. 개발자는 이 정도 수준이면 계약내용대로 의무를 이행했다고 생각하는데, 의뢰인 입장에서는 기대수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따라서, 앱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메뉴, 기능 등이 있다면, 이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분쟁의 발생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둘째, 앱개발의 범위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iOS용 앱개발을 의뢰하는 것인지, 안드로이드 OS용 앱개발을 의뢰하는 것인지, 아니면 양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인지 계약서에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특정기기, 또는 특정 플랫폼으로 개발범위를 한정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셋째, 앱개발자가 개발을 완료해야 하는 시기를 명확히 기재해야 하며, 약정된 기간안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도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발지체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추후에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발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 매월 000원, 또는 개발비용의 0%를 손해배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계약서에 기재해두면, 개발이 지체될 경우 별도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아도 쉽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내용을 계약서에 명기해야 합니다.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거나, 개발 의뢰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게임앱의 경우에는 아이템, 이벤트, 퀘스트 등이 추가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다른 업체에 맡길 계획이라면 모르되, 유지보수를 동일한 개발자에게 맡기고자 한다면,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 의무기간은 언제까지로 할 것인지, 비용은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 계약서에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개발비용 지급과 관련된 사항을 명확히 기재하자

앱개발자의 입장에서는 개발비용을 확실하게 지급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계약서 작성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첫째, 의뢰인이 언제까지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통상은 계약 체결시에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심사를 통과하여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정식으로 등록되는 시점에 잔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참고로, 최근에는 계약금·잔금과는 별도로 앱관련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추가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앱관련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추가로 지급받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앱관련 매출액은 앱 자체의 판매로 인한 매출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광고나, 유료 아이템 판매를 통한 매출도 포함하는 것인지 명기하여야 하고, 매출액이 애플과 구글에 지급되는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를 포함하는 금액인지도 분명히 기재해야 합니다.

둘째, 의뢰인이 대금을 어떤 방식으로 지급해야 하는지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서에 개발자의 계좌번호를 적시하고, 지정된 계좌로 돈이 송금된 때에 지급의무가 완료된 것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참조

한꺼번에 모든 사항을 정리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른 중요사항은 조금씩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사항이나 추가적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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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현우 2012.12.01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게임앱을 개발할때 게임을 하면서 운이 좋으면 현물을 받을수있는시스템은 불법인지 아닌지 알고싶습니다~

  2. 2013.03.10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게임은 원칙적으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 제21조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아야만 합니다. 게임위에서는 게임의 폭력성, 선정성, 사행성 등을 심사하여 게임물을 4개의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게임위는 일정한 경우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도 있는데,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받게되면 이의신청을 통하여 등급을 부여받거나 내용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게 됩니다.

블리자드가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디아블로 3에서 게이머들간의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하는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디아블로 3가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게임위는 2010. 8. 3. 약관에서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한 황제온라인에 대해 사행성을 문제삼아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 바 있기 때문입니다.

황제온라인의 전례에 비추어 봤을때, 디아블로 3도 화폐경매장 시스템 때문에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받지 않을지 우려하는 게이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이유로 한 등급거부 결정의 법률적 문제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 심의규정 제18조 제2호는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경우"에는 게임위가 이를 사행성 게임물로 확인하여 등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황제온라인은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약관에서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황제 온라인에 대한 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결정은 위 심의규정에 따른 것이므로 적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허용하는 게임이 게임법상의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게임법 제22조 제2항에서는 게임위가 사행성게임물에 대하여 등급분류를 신청한 자에 대하여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아이템 현금거래를 인정하는 게임이 과연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사행성 게임물에 대해서는 게임법 제2조 1의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사행성게임물"이란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로서 그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황제온라인이 고스톱이나 포커처럼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 아니라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것은 황제온라인이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드린 바와 같이 MMORPG에서 게이머가 획득하는 아이템은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의 노력과 경험의 산물이라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황제온라인이 게임약관에서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베팅이나 배당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물이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게임물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게임법에서 정한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등급분류 심사기준은 "게임의 결과로 얻은 점수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화하는 경우"는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한다고 규정하여 사행성 게임물의 범위를 임의로 확대하고, 게임위는 이에 기초하여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따라서, 황제온라인에 대한 게임위의 등급분류 거부결정은 명백히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디아블로 3가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통해 게임머니를 현금화한다고 하더라도 게임법상의 "사행성게임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게임위는 디아블로 3가 사행성 게임물이라는 이유로 등급분류를 거부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게임위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사행성 게임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따라서, 게임위가 "사행성 게임물"과 관련하여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에서 규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행성 게임물을 확대 해석하고, 이에 근거하여 등급분류 거부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명백히 재량을 일탈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추후에 디아블로3가 등급심사를 통과하면, 황제온라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당연히 제기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게임위 입장에서도 등급분류와 관련하여 적지 않은 심적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간 형평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법률에 근거한 적법한 처분입니다.

부디 게임위가 사행성 게임물에 대한 근거없는 해석으로 황제온라인에서 범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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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게이머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디아블로 3의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디아블로3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화폐경매장에 대한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들을 짚어볼까 합니다.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합법인가? 불법인가?

게임아이템 현금거래가 불법인지 여부에 대해서 아직도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먼저 이에 대해 살펴보도자 합니다.

게임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서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이하 "게임법") 및 동법 시행령에서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불법게임물 등의 유통금지 등)
①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4호의 경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을 하는 자를 제외한다.
7.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제18조의 3(게임머니 등) 법 제32조제1항제7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1.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
2. 제1호에서 정하는 게임머니의 대체 교환 대상이 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게임의 진행을 위하여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도구를 말한다. 이하 같다) 등의 데이터
3.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거나 게임물의 비정상적인 이용을 통하여 생산ㆍ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

게임법은 모든 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의 환전(현금거래)만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게임법 시행령 제18조의 3에 따르면 거래가 금지되는 대상은 고스톱, 포커와 같은 도박게임을 통하여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게임머니(제1호), 이를 대체하는 수단이 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제2호), 게임을 복제, 개작, 해킹하거나, 불법 자동사냥 프로그램(일명 "오토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비정상적으로  획득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제3호)입니다.

따라서, MMORPG 게임에서 자동사냥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획득한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경우에는 이를 거래하더라도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2009. 12. 24. 리지니의 게임머니인 아덴을 환전해주어 게임법위반으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2009도7237 판결)

원심은 "아덴의 획득에는 우연적인 요소보다는 게임이용자들의 노력이나 실력, 즉 게임에 들인 시간이나 그 과정에서 증가되는 경험이라는 요소에 의하여 좌우되는 정도가 더 강하므로, 아덴을 우연적인 방법에 의하여 획득한 게임머니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동의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게임머가 리니지에서 획득한 아덴은 우연이 아닌 노력 및 실력의 결과물이므로, 게임법에서 환전을 금지하고 있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에서 화폐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할지라도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불법과 약관위반은 어떻게 다른가

대한민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은 약관에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불법이라고 오해하는 많은 분들은 게임사의 약관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관위반과 불법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불법이란 국가가 법률로 금지한 행위를 위반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약관을 위반한다는 것은 계약당사자간에 지켜야할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A는 B헬스장에 월회원으로 등록하면서 이용료로 10만원을 지불하였습니다. B헬스장 약관에는 헬스장 이용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헬스장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일주일쯤 지나서 운동이 귀찮아진 A는 B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C에게 양도합니다. 하지만, B헬스장은 약관 위반을 이유로 A와의 계약을 해지합니다.

여기서 A가 C에게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한 행위는 불법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느 법에서도 헬스장 이용권을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는 B헬스장과 약관을 통하여 체결한 계약을 위반하였으므로 계약내용에 따라 계약해지라는 불이익을 받게된 것입니다.

게이머는 게임을 하면서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게이머가 아이템에 대해서 갖고 있는 권리는 채권으로서 게임내에서 그 아이템을 성능과 기능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현행법은 정상적인 방식으로 획득된 게임머니나 게임아이템의 거래를 금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게임에서 획득한 아이템의 사용권을 타인에게 양도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게임사와의 계약위반을 이유로 이용중지조치 등의 불이익이 부과될 수는 있습니다.

게임아이템 거래, 그 뜨거운 감자

게임회사에서 지금까지 약관을 통해 게임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시킨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아이템 거래가 양성화되어 거래규모가 늘어나면 가뜩이나 문제가 되고 있는 작업장 및 자동사냥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개를 칠 가능성도 있고, 아이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게임내 경제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아이템 거래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노력이나 실력 보다는 경제력에 따라 우열이 결정되어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윤리적인 비난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지금도 적지 않은 게임아이템들이 중개사이트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데, 아이템을 구매한 게이머들은 약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게임사로부터 거래의 안전과 관련된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이용한 사기사건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이므로, 차라리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안전한 거래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블리자드가 디아블로 3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블리자드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신작게임 디아블로 3에서 처음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화폐경매장 시스템은 향후 게임 비지니스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대한 시험장이 될 것입니다.

화폐경매장이 과연 디아블로 3를 자동사냥프로그램과 작업장의 천국으로 오염시킬지, 게이머들에게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는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안착시키는 계기가 될지 현재로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게이머와 게임회사에 중대한 교훈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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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위치정보 불법수집을 이유로한 집단소송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데, 한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어서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1. 소만 제기하면 100% 이긴다", "2. 손해배상 액수는 100만원이 될 것이다"라는 전제하에 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위 두가지 전제는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1. 지급명령의 특수성과 집단소송의 승소가능성

위치정보의 불법수집을 이유로 한 집단소송에 단초를 제공한 것은 아이폰 유저들의 애플을 상대로한 지급명령 신청이 창원지방법원에서 확정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급명령은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한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급명령이란 금전 등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에 관하여 채권자의 일방적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채무자에게 그 지급을 명하는 재판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가 B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B가 돈을 갚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통상은 A가 B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의 소를 제기합니다. 다시 말해, A는 돈을 지급하라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B는 돈을 빌린적이 없다고 부인을 하든지, 이미 갚았다는 항변을 합니다. 법원은 A와 B의 주장을 모두 들어본 뒤에 증거를 검토하여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을 합니다. A의 말이 맞다고 판단하면, B는 A에게 대여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고, B의 말이 맞다고 판단하면, A의 청구를 기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통상의 재판절차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간단한 권리구제 수단으로 마련한 것이 지급명령 제도입니다. A는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은 A의 주장만을 들은 상태에서 A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면 B의 주장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B는 A에게 얼마를 지급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B는 법원의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데, 이 기간동안 B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은 확정되고, 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됩다.

쉽게 말해서, 채권자가 신속하게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별도로 마련한 절차가 바로 지급명령 제도입니다.

지급명령과 소송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B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법원이 B의 주장을 들을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법원은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제대로 판단을 한 적이 없습니다. 창원지방법원 사건에서는 원고가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애플이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지 않음으로써 지급명령이 확정된 것일 뿐입니다. 집단소송에서 법원이 양당사자의 주장을 모두 들어보고, 증거에 비추어 구체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면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소를 제기하기만 하면 반드시 승소할 수 있다는 첫번째 전제는 사실이 아닙니다.

2. 위자료 100만원은 과연 가능할까

누군가의 불법행위로 인해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를 한 사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손해는 크게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로 나눌 수 있는데, 창원지방법원 사건에서 아이폰 유저들은 위치정보 불법수집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각 100만원을 청구하였습니다. 애플은 지급명령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자료가 100만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통상적인 소송절차에서 위자료 액수는 사실심의 전권사항입니다. 다시 말해서, 법원이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들어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범위에서 위자료를 결정합니다. 

좀 오래전 사건이기는 하지만, 암호화되지 않은 리니지 유저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그 당시 법원은 NC소프트는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각 1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습니다. 게임유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유출된 것과 핸드폰 위치정보가 동의없이 수집되는 것 중에 어느쪽이 정신적 손해가 크다고 볼 수 있을까요?

리니지 사례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본 건 집단소송에서 100만원이라는 청구금액은 상당히 감액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위자료로 100만원이 인정될 것이라는 두번째 전제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3. 집단소송 참여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

아이폰 유저들이 집단소송에 반드시 참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별도로 소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같이 소액의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집단 소송에 참여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피해자에게 더욱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집단소송의 승소가능성이나 위자료 액수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소만 제기하면 무조건 위자료를 100만원씩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도하여 아이폰 유저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동의도 없이 위치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불쾌한 일입니다. 자신의 사생활이 침해되었다는 점에 대해 승소가능성이나 위자료 액수에 관계없이 정식으로 문제제기 하고 싶으시다면 집단소송에 참여하시는게 맞습니다. 제가 아이폰 유저였더라도 이번 소송에 참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100% 승소할 수 있다, 그리고 위자료는 100만원이다라는 두가지 가정을 가지고 참여하시는 것이라면 소제기 여부(집단소송 참여여부)를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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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rionora 2011.07.17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애플하고 소송해서 100만원 받았다더라...어~ 그럼 나두?"하고 우르르...달려가고 싶게 만들도록 (물론 저는 아이폰 사용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_-;;) 매력적인 허상?만을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데 그 이면의 어떤 함정?을 잘 정리 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2. 티스토리 운영자 2011.07.18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애플 집단소송'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hanmail.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Parkmania 2011.07.18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까지 '너는 집단 소송 참여 안 하니?' 하실 정도로 '안 하면 네 손해' 라고 언론에서 계속 나오는데 핵심을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지급 명령이라는 개념도 처음 알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4. 아고라 2011.07.18 22: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소송에 참가할까 말까...고민중이었는데. 사실 주위 의견들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는 것 같아서요. 소중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깨끗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5. 김후락 2011.07.19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당^^ 무턱대도 하는 소송보다 참고할만한 내용 같습니당^^

  6. Mistilteinn_KOR 2011.07.20 0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참여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7. Mistilteinn_KOR 2011.07.20 1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나도모르게 제 위치가 기록된다면 상당히 불쾌한 일입니다.
    단지 문제제기 차원에서만 참여한것이지 위자료 크게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 제라드76 2011.07.22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당연히 문제제기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구요. 다만, 위자료를 당연히 받을 것으로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노파심에서 적은 글입니다.

  8. Mistilteinn_KOR 2011.08.01 1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 네이트마저 일터졌네요
    암호화 뚫기 쉽다는데 어쩌죠 ㅠㅠ

    • 제라드76 2011.08.08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답변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계시지만, 사실 보안체계의 허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왜 서비스 가입시에 그많은 정보들을 입력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타당한지 다시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블로거들의 자발적 모임인 인터넷 주인찾기에서 2010. 5. "인터넷 실명제"를 이야기 했었습니다.

컨퍼런스 이후로 국내 인터넷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주목할만한 요소는 역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성장입니다.

인터넷 실명제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경우 본인확인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5(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게시판을 설치·운영하려면 그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을 위한 방법 및 절차의 마련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이하 “본인확인조치”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1.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에 따른 공기업·준정부기관 및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지방공단(이하 “공공기관등”이라 한다)
2.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유형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이면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자
② 방송통신위원회는 제1항 제2호에 따른 기준에 해당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본인확인조치를 하지 아니하면 본인확인조치를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③ 정부는 제1항에 따른 본인 확인을 위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④ 공공기관등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제1항에 따른 본인확인조치를 한 경우에는 이용자의 명의가 제3자에 의하여 부정사용됨에 따라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0조(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본인확인조치의무자의 범위) ① 법 제44조의5 제1항 제2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는 자"란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의 일일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를 말한다.
  ② 방송통신위원회는 법 제44조의5에 따른 본인확인조치에 필요한 준비기간, 적용기간 및 제1항에 해당하는 자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인터넷 실명제의 헌법적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이전에 언급한 바 있고, 수많은 분들이 지적하셨기 때문에 굳이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터넷 실명제라는 규제가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으로 왜곡되어 가는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인터넷은 국경을 뛰어넘는 전세계적인 서비스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국가가 국가 차원의 규제를 통해 일정한 입법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 애시당초 불가능합니다.

다시 말해서, 국가 차원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특정한 방식으로 규제하려고 하더라도 그 실행 단계에서 실효성을 전혀 담보할 수가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통망법에 따라 매해 인터넷 실명제의 적용을 받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를 공시하여야 합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법제화됐으니, 이를 집행하기는 해야하는데, 처음부터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만들어진 법이다보니, 집행과정에서 혼란이 없을 수 없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적지않게 고민했을 것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국내에 법인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아닙니다. 설사, 방통위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본사를 상대로 실명확인 절차를 도입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방통위의 요청을 받아들여줄 가능성도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일 방문자가 10만명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모든 네티즌들이 뻔히 아는 상황에서, 무작적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방통위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인터넷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야 했을 것입니다.

결국, 방통위가 들고 나온 해법은 트위터, 페이스북은 사적 커뮤티케이션 영역이므로 인터넷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인 공개목적의 게시판이 아닌 블로그, 개인홈피, 카페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본인확인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 방통위 보도자료 중- 

방통위의 이와 같은 판단은 추측건데 "게시판"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기초로 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 실명제의 적용을 받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게시판"을 운영하는 경우 본인확인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정통망법에 따르면 게시판이란 그 명칭과 관계없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부호·문자·음성·음향·화상·동영상 등의 정보를 이용자가 게재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술적 장치를 말합니다.

따라서,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이 아니라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본인확인조치 의무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와같은 방통위 판단은 크게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트위터를 단순한 사적 커뮤티케이션 영역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방통위는 아마도 팔로워만 트윗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 영역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 트위터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부터 리트윗이라는 기능을 통해 팔로워가 아닌 유저들에게도 트윗이 전파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고, 특히 네이버/다음같은 포털에서 제공하고 있는 실시간 검색 서비스로 인해 현재는 대중에게 트윗들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서비스의 확장 및 전파성을 고려하면, 방통위가 무슨 근거로 이를 사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인터넷 실명제에서 블로그를 제외한 것은 도대체 무슨 기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블로그야말로, 일반 대중에게 자신을 전달하기 위한 매체가 아니던가요?

전지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으니, 우스운 꼴을 면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아예 적용대상에서 이를 제외시켜 버린 것입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결국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적용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강제할 수 있는 사이트에 대해서만 적용하도록 기준을 변경하고 있는 본말전도 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소셜 댓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셜 댓글의 경우에는 일반 댓글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의 가능성이 더 낮다는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트위터나 페이스북 자체를 실명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마당에 이를 통해 댓글을 다는 경우에만 실명제를 적용한다는 것도 상식에 부합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아래와 같이, 소셜 댓글에 대한 인터넷 실명제 적용을 유보합니다. 


소셜댓글 서비스(SNS를 통해 게시글에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서비스) 대해서는 SNS의 특성 및 新서비스 활성화 측면을 고려하여 적정기간의 이용실태 등을 분석, 본인확인제도 제도 개선에 반영할 것임을 밝혔다. - 방통위 보도자료 중- 


일단 실효성 없는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적용단계에서 수많은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외 서비스와의 형평성 문제, 서비스의 빠른 진화에서 오는 법규 적용상의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한계를 잘 보여줍니다.

인터넷 실명제는 지금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쪼록 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규제가 조속한 시일안에 철폐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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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11.06.21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제 준비용 포스트인 것 같습니다(!?)
    말미에 말씀하신 "실효성 없는 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적용단계에서 수많은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아주 인상적이네요. : )

들어가며


스포츠 게임은 오래전부터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로 군림해 왔습니다. 스포츠 자체가 원래 오락적 성격이 강한데다가, 오프라인에 있는 스포츠 매니아들을 비교적 쉽게 온라인으로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래에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점점 더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그 몰입도가 높아져, 스포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역으로 실제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스포츠는 게임개발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게이머들이 스포츠 게임을 하다보면, 실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이용해서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게임업체에서는 게이머들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존하는 스포츠 스타들을 게임 속에 등장시켜 보다 더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 게임에서 실존 선수들의 초상이나 성명을 사용하는 경우 퍼블리시티권을 주의해야 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퍼블리시티권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퍼블리시티권이란 무엇인가?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은 성명이나 초상 등 자기동일성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영화배우, 탤런트, 운동선수 등 유명인이 자신의 초상이나 성명을 광고와 같은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명문규정도 없을뿐더러, 이를 인정하는 확립된 관습법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법원에서도 비록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성명권에는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성명이 함부로 영리에 사용되지 않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고, 성명 등에 관하여 형성된 경제적 가치가 이미 인터넷 게임업 등 관련 영업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으며,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성명이나 초상 등 자기동일성의 상업적 사용에 대하여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퍼블리시티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서울서부지법 2010.4.21. 자 2010카합245 결정 등).


`마구마구` 사건을 통해 살펴본 퍼블리시티권 논쟁


우리나라에서 퍼블리시티권이 문제된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은데, 그 중 대표적인 사례로 `마구마구`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마구마구`의 개발사였던 A사 및 게임제공업체였던 C사는 게임을 제작/유통하는 과정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그들의 성명, 선수시절 소속구단 및 수비 위치 등 인적 정보를 `마구마구`에 등장하는 야구선수 캐릭터에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은 자신들의 성명 등 인적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행위는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C사를 상대로 "성명 등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법원에서는 C사는 ‘마구마구’라는 게임명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야구게임에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명을 사용하여서는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후 C사는 은퇴선수 27명의 성명표시가 비실명으로 전환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게시한 후,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선수시절 소속구단 및 수비 위치, 선수시절의 기록 등을 활용한 능력치 등 게임의 다른 요소는 변경하지 아니한 채,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만을 영문 이니셜로 변경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은 영문 이니셜만 사용해도 이는 퍼블리시티권 침해이므로, 영문 이니셜 사용을 금지하여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법원에서는 성명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를 변형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도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영문 이니셜 사용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퍼블리시티권과 게임 다양성의 문제


스포츠 게임, 특히 야구를 소재로 한 국내 게임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퍼블리시티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아울러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퍼블리시티권을 스포츠 선수들과 게임업체 사이의 권리관계로만 파악하면 중요한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스포츠 게임에서 선수들의 초상권 및 성명권 등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의 경우에는 비교적 용이하게 퍼블리시티권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개인개발자나 영세업체의 경우에는 자금부족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을 쉽게 확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포츠 게임의 성공여부는 게임의 참신함이나 개발자의 노력보다는 퍼블리시티권을 확보할 충분한 자금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선수들로부터 퍼블리시티권을 위임받은 단체나 협회에서는 높은 대가를 지급하는 대형업체에 독점적으로 권한을 부여하기보다는, 수익분배 약정 등을 통해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중소개발자나 개인개발자에게도 퍼블리시티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좀 더 많은 개발자들이 퍼블리시티권을 이용할 수 있어야, 게이머들이 스포츠를 소재로 한 보다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스포츠 게임을 즐기게 된다면, 현실세계에서의 스포츠와 게임세계에서의 스포츠가 서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게 될 것이며, 이는 스포츠 선수에게도, 게임업체에도, 게이머들에게도 종국적으로 이익이 될 것입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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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11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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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새벽 0시부터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포함한 청소년보호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하고, 11월 그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이를 방지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러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헌법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청소년, 게임업체, 부모의 측면에서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점들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 청소년의 "게임을 할 권리" 및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침해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특정시간(0시~6시) 동안 인터넷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 권리"라는 기본권을 제한당하게 됩니다.

양심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처럼 헌법에서 명문으로 "게임을 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헌법에서는 "행복추구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행복추구권은 일반적인 행동 자유권을 주요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이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게임을 할 권리"도 당연히 행복추구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기본권입니다.

물론, 기본권이라고 해서 언제나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권리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할 권리"도 법률로서 제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침해의 정도에 이르게 되면 헌법재판소는 이를 위헌으로 판단하여 법률적 효력을 상실시키는데, 여기서 기본권의 합리적인 제한인지 여부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정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그 목적이 헌법과 법률체계 내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기본권 제한의 수단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것이어야 하며(수단의 적정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가장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적은 수단을 선택해야 하고(침해의 최소성), 기본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로 인해 제한되는 기본권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이 유지되어야 합니다(법익의 균형성).

만약, 법률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런 법률은 헌법을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게임 셧다운제도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단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셧다운제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한 수단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선, 게임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을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심야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이 아닐 수 있는 반면, 허용된 시간에 게임을 한다고 할지라도 게임과몰입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정시간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며, 특정시간에 일률적으로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입법학회가 올해초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청소년들 중 약 46%가 셧다운제가 실시되더라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게임이 아닌 다른 게임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셧다운제도가 실시된다고 해서 게임중독 예방 및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한편, 게임 셧다운제도는 침해의 최소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셧다운제는 특정시간 동안 청소년들의 게임접속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완화된 수단을 통해서도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일정시간 이상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시간대에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일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와 같은 선택적 셧다운제는 이미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에 포함되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셧다운제는 “일반적인 행동자유권”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도 침해합니다.

헌법재판소는 1993. 5. 13.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체육시설의설치이용에관한법률시행규칙’ 제5조가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면서, 판결이유에서 당구를 통하여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리고자 하는 소년에 대하여 당구를 금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게임산업은 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으며, 게임인구 확대에 발맞추어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프로게이머가 되려는 청소년들도 매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게임이란 이미 오락이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입니다. 공부대신 운동, 음악, 미술을 자신의 길로 선택한 청소년들이 밤을 새워 연습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것과 게임으로 자아를 실현하려는 학생들이 밤을 새워 게임을 하는 것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게임을 단순한 오락으로 즐긴다고 해서,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청소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의 내용인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에 대한 침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3. 온라인 게임업체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록 명문상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규정되어 있지만, 헌법에서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란 자기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를 포함합니다.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업체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발생합니다.

셧다운제로 인해 직업수행의 자유가 침해되는 정도에 이르렀는지와 관련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수단의 적정성 측면에서 보면,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임서비스의 특성상 실제 가입자가 명의인과 동일한 사람인지 게임업체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청소년들이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게임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쉽게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과몰입을 예방 및 방지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또한, 게임업체가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요청에 따라 게임시간을 개별적으로 제한하거나, 총 게임시간을 이메일 등을 통하여 통지하는 방식으로도 아이들의 게임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면, 셧다운제와 같은 일률적인 통제방식은 지나치게 기본권을 많이 제한하는 수단이므로 침해의 최소성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4. 온라인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평등의 원칙에서 말하는 평등이란 모든 대상을 항상 동일하게 대하라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차별을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입니다. 따라서, 입법자는 객관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규범의 대상을 실질적으로 평등하게 규율해야 합니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서는 인터넷 게임으로 셧다운제 적용대상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일반 패키지 게임처럼 네트워크 기능을 포함하지 않은 PC 게임들은 셧다운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두가지 게임 사이에는 차별이 발생하게 되는데, 과연 이런 차별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 차별인지가 문제됩니다.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므로,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차별이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게임과 비네트워크 게임 사이에 중독성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네트워크 게임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네트워크 게임의 중독성이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현저히 높아야 합니다.

물론 네트워크 게임은 여러 게이머가 동시에 접속하여 상호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비네트워크 게임에 비하여 보다 더 흥미로운 오락적 요소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네트워크 게임 중에서도 이혼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풋볼 매니저"나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문명"과 같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다수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네트워크 기능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셧다운제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네트워크 게임만을 셧다운제의 적용대상으로 한 이유는 그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법집행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독성이 높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비네트워크 게임, 중독성이 낮은데도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 네트워크 게임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헌법에서 말하는 평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입니다.

5. 국내 게임업체에 대한 평등권 침해

게임은 이미 오래전에 국경을 넘나드는 서비스 산업이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가 시행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게임업체와 외국 게임업체 사이에는 셧다운제와 관련된 차별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차별이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국내 게임업체가 만든 게임의 경우에만 중독성이 존재하거나, 중독성이 훨씬 강해야하는데, 이렇게 판단할만한 어떠한 근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사한 문제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유튜브" 사건에서도, 게임물 등급심사와 관련된 "부족전쟁" 사건에서도 발생했었는데, 이는 기술적인 발달로 서비스는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규제권한은 국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권한의 한계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게임업체에 대해서만 셧다운제를 적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불이익은 모두 국내 게임업체가 감수해야 합니다. 셧다운제가 시행되어 국내게임에 대한 접속이 불가능해지면, 국내 게이머들은 외국의 유사 게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미 전지구적 범위에서 게임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실효성도 크지 않은 셧다운제로 국내 게임업체의 손발을 묶는다면, 과연 국내 게임산업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이 앞섭니다.

게임중독의 문제는 비단 대한민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셧다운제라는 방식으로 이를 규제하는 나라가 극히 일부에 불과한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6. 부모의 교육권 침해

모든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가집니다. 부모의 교육권이란 자녀의 교육에 관하여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ㆍ사회관ㆍ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부모의 교육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모든 인간이 누리는 불가침의 인권으로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 제10조 및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에서 나오는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00. 4. 27 원칙적으로 과외를 금지하고 있던 "학원의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 제3조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립니다. 헌재는 판결이유에서 부모의 자녀교육권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원칙적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서는 부모의 교육권이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일률적으로 특정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녀의 활동에 대해 부모 대신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부모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교육권 침해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하여, 자녀들이 심야에 게임을 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있겠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자녀가 심야에 게임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가 스스로, 또는 아이와의 합의를 통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며, 국가가 부모의 교육권을 대신하여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의 선택이 맞건, 틀리건 그 권한과 책임은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이며, 부모의 철학에 따른 수많은 교육방법 중에서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7. 게임은 과연 폭력을 부르는가

최근들어 게임이 원인으로 지목된 수많은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젊은 부부가 유아를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사건 등. 이런 패륜적인 범죄의 발생이 셧다운제를 도입함에 있어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극적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과연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범죄학자 로런스 셔먼에 따르면 PC 열풍을 타고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미국 가정 속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오히려 청소년 범죄도 곤두박질 쳤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 살인사건은 1993년에서 1990년대 말 사이에 3분의 2로 줄었고 이후 다시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게임이 그렇게 치명적인 존재라면 비디오 게임이 보급되자 살인사건의 발생 회수가 오히려 줄어든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로랜스 커트너 박사와 셰릴 올슨 박사는 미법무부의 요청으로 2004년부터 2년여에 걸쳐 1,200명의 아동과 5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게임의 폭력적인 묘사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조사했습니다. 이들이 종국적으로 내린 결론은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아동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비디오 게임이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전문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만약 게임이 현실 폭력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집단은 프로게이머 집단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잠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연습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집단이 또래 집단에 비하여 범죄율이 높다는 연구나 통계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미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경쟁시스템은 학교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가뜩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청소년들이 학업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 말고는 성취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없는 학교라는 좁은 틀 안에서, 왕따의 공포를 이겨가며 청소년들은 잠시라도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게임이라는 오락수단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민없이,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원인은 단순히 게임의 중독성 때문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한다면, 셧다운제가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 노력도 뒷걸음질치게 될 것입니다.

8. 법적 규제는 최후의 수단

심야시간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통행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청소년들이 음주나 흡연 등의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떨어지고, 범죄율도 현저히 낮아지고, 청소년들이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낮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교육권과 청소년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신뢰하기 때문이며, 법률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역사의 발전이란 곧 자유의 확대 과정'이라 말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자유와 권리를 얻어내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투쟁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든 과정을 통해서 얻어낸 자유와 권리를 우리는 스스로 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다시 국가에 넘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역사의 발전을 부정하고,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 마치며

모든 미디어는 등장 초기 음란물을 통해서 확대되어 왔습니다. 인쇄기가 발명되자 음란 서적이 쏟아져 나왔고, 사진기가 나오기 무섭게 음화가 등장했으며, 초기 비디오시장에서도 70%가 성인비디오였습니다. 물론 인터넷에서도 가장 먼저 음란물이 유포되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음란물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음란물의 범람을 우려하여 인터넷을 억압했다면, 우리는 인터넷 결재도, 온라인 쇼핑몰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성세대에게 낯선 미디어라고 해서, 본질적인 원인에 대한 확증도 없이 게임을 모든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여 억압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게임이 가져다줄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 셧다운제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한 합리적인 정책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셧다운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cafe.naver.com/noshutdown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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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erryBrownBear 2011.03.20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2. Nain 2011.03.25 0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3. cho 2011.04.06 17: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위헌제청 누가 했음 좋겠네요

  4. 아양태군 2011.04.07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뭔가 찜찜했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명쾌한 글이십니다 잘 보고갑니다*^^*

  5. 코나타의마음 2011.04.20 1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소년도 사람인데 청소년 인권은 어떻게 하려는건지 말도 안되는 악법 폐지!
    추천누르고 갑니다.

  6. rushtenm 2011.04.20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가부가 애써 무시하는 현실이군요

  7. jon 2011.04.20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일 하시네요.
    70년대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과억제, 과통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8. nust 2011.04.20 17: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성부와 국회 이번일은 진짜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인권이 망가지는 느낌이네요 악법은폐지를해야할텐데 솔직히 요즘 학생들 시험기간에 학원갓다가 씻고 밥먹고 하면 12시 아닙니까?

  9. mm 2011.04.20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멍청하네요. 법을 만든 사람들이나 통과시키는 사람들이나 찬성하는 사람들이나 하나같이 20세기 대한민국의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네요. 어쩜 그리들 한결같은지

  10. 경민수 2011.05.03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현의 자유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제라드76 2011.05.04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표현의 자유 문제는 게임셧다운제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어떤 측면에서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 좀 더 구체적으로 여쭤봐도 될까요?

  11. 경민수 2011.05.04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게임에 대한 등급제라든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제한한다든지 하는 문제는 게임을 표현물로 보았을 때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면이 있습니다.

    게임을 표현물로 보느냐의 문제.
    그리고 미국법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규가 위헌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을 어떤 것을 적용하느냐의 문제(strict scrutiny v rational basis) 등이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한국 헌법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일 수 있겠지만요.

  12. 윤똘 2011.05.18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시네요 정말 좋은글입니다.

    좋은글 보고 갑니다

  13. 청운 2011.05.22 1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셧다운제로 아이를 이렇게까지 억압을 해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억압을 받아가면서 게임을하면 그 억압을 어떻게 벗어날까 고민을 할겁니다.

    그 억압에서 가장 빠져나가기 쉬운 방법은 부모님 주민번호 도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셧다운제로 부모님 주민번호 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셧다운제는 부모님 주민번호 도용하라는 정책 같이 느껴집니다.

  14. 청소년 2011.07.17 2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중 2 학생인데요 좋은 글 너무너무 잘 보고가요 ^^*
    저희들이 호소하고 싶은 말을 모두 써 주신것 같아요 ㅎㅎ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며 그런 제도를 왜 도입하는지 모르겠어요.ㅠㅠ
    셧다운제 주제로 토론대회 나가는데 찬성 글은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요.. 말이 안되는 제도인데 ㅎ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100분토론 잘봤어요 ^^
    화나서 죽는줄....ㅋㅋㅋ

  15. jfleece 2013.11.13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현의 자유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글을 써야할지 참 망설였습니다.

공연히 무의미한 글로 혼란을 가중시키는게 아닐까 두렵기도 하지만, 한명의 법조인으로서 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어렵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2011. 3. 2. 사법연수원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로스쿨생들 중 일부를 법학전문대학원장의 추천에 따라 검사로 사전선발하기로 한 법무부 정책에 반대하여 절반이 넘는 연수생들이 임용식을 거부하고 두 명의 연수생이 현수막을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두 집단이 서로 충돌할 때, 언론에서는 흔히 "밥그릇 싸움"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언론에서 무책임한 양비론적 입장을 견지할 때 흔히 써먹는 방법인데, 이런식으로 문제에 접근할 경우 사안의 본질은 사라지고, 논란만 남게 됩니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회자되면 국민들은 이 사건을 검사자리를 놓고 벌이는 로스쿨생과 사법연수원생 사이의 단순한 갈등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게 단순한 틀로 사건에 접근하면 "그들이 왜 싸우는지", "이게 왜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문제인지"에 대해 고민할 여지가 사라지게 됩니다.

물론 로스쿨 졸업생들 중 일부가 검사로 임용되면, 그만큼 사법연수원 출신들의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밥그릇 싸움"의 성격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기에는 검사임용방식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큽니다.

특정 권한을 두고 행정부처간 갈등이 생기거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대립하는 경우와 이번 사건 사이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습니다.
 
부처간 갈등의 경우는 종국적으로 그 권한이 누구에게 귀속되든 국민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검사임용의 경우 누가 밥그릇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검사의 권한은 아직도 막강합니다.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를 밥그릇 싸움으로 단순히 매도할 것이 아니라, 누가 밥그릇을 가져가는 것이 사회에 이득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검사임용 기준과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선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경쟁자의 입장에서 결과를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법무부의 검사 선발안이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는지는 상당히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법학전문대학원장 추천을 통하여 대상자를 선발한다는 점에서 투명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2의 유명환 장관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거라고 누가 확신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추천으로 공무원을 선발할만큼 투명한 평가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만약, 법학전문대학원장 추천으로 대상자를 선발할 경우 로스쿨 내부에서도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로스쿨 출신들중 일부를 바로 검사로 임용하고 싶다면, 사법연수원 출신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검사임용시험을 치루게해서 그 결과에 따라 검사를 선발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지역별 쿼터, 성별 쿼터처럼 절대적 평등을 수정하는 기준을 만들때는 합리적인 목적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로스쿨에서 일정 인원을 선발하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이나 소수자 보호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빈곤층의 진학이 사실상 막혀있는 현상황에서 단순히 로스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문지식에 대한 검증없이 훨씬 편한 방법으로 검사가 될 수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에서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공무담임권에 있어서의 기회의 평등을 완전히 무시한 정책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법조인들이 사회의 모범이 될만큼 훌륭하게 살아왔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습니다.

잊혀질만하면 한번씩 터지는 법조비리 사건, 가진자들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자들에게는 냉혹한 판결.

이런 경험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법조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싸늘합니다.

이런 시각 때문에 국민들은 로스쿨과 사법연수원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마다 갈등의 본질보다는 "밥그릇 싸움"이라는 단순한 틀로 사건을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가 검사로 임용되는가는 단순히 그 대상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입니다.

납득할만한 방식으로 선발되지 못한 공무원의 처분을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부디,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법조의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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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기수 2011.03.05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아주좋은 말씀하셔서요

  2. ^^ 2011.03.13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짚어주셨네요.
    마구잡이의 추천식 검사임용은 문제가 있다고봅니다.
    따로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던지, 검사임용연수원을 따로하거나 대안이 필요하다고생각합니다.
    법학 학부생 수준의 커리큘럼으로 변호사시험을 본 사람이 추천을 받아서 검사임용?
    현대판 음서제처럼 보이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요?,,

  3. 하하 2011.04.02 2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보았습니다.
    학생인데 미래 법조인이 되기를 원하거든요..
    하지만 지금 전현직 법조인들이 비리도 많고
    추천식이면 있는자 자식들만 추천할수있을 것도 같고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회가 공정하고 꺠끗한 사회인것과도 거리가 멀고 말입니다.
    사법부가 쇄신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 제라드76 2011.04.03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검사 임용과 관련한 로스쿨 학장의 추천제도는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습니다.

      문제제기가 없었으면 아마도 원안대로 통과가 되었겠죠.

      투명한 인사시스템이 없다면 누구도 검사의 처분에 납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훌륭한 법조인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음 글은 제가 "게임메카"라는 게임전문잡지에 기고한 칼럼의 내용입니다. 게임에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삼아 한번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아이템 및 계정 거래도 점점 활발해지고, 거래 중개 사이트도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0. 7. 22. 대법원은 MMORPG 게임의 계정양도와 관련된 의미있는 판결을 내린 바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L모게임의 유저였던 A는 2005년 자신의 계정을 B에게 양도하였습니다. 이 계정은 수차례 양도를 거친 후에 마지막으로 C에게 양도되었습니다. A는 C가 넘겨받은 계정의 명의인이 아직도 자신이라는 점을 이용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뒤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였고, 최종적으로 계정을 양수한 C는 결국 게임에 접속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A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통망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1심은 A의 행위가 정통망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에서는 항소심의 무죄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계정 팔고, 비밀번호를 변경했는데 무죄?

자신의 계정을 팔고, 이에 대한 대가까지 모두 지급받았는데, 비밀번호를 함부로 변경한 피고인에게 무죄판결이 선고되었으니 아마 의아해하는 게이머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판결요지를 찬찬히 살펴보면, 대법원이 왜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습니다.

정통망법 제49조에서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71조에서는 "제4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정통망법은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자를 처벌하고 있으므로, 사안의 핵심적 쟁점은 과연 A가 "타인"의 정보를 훼손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계정을 양도한 이후에도 비밀번호가 여전히 A의 정보라고 본다면 A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바가 없으므로 무죄에 해당하게 될 것이고, 계정을 양도한 이후에는 비밀번호가 B의 정보라고 본다면 A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것이므로 유죄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비밀번호라는 정보가 A의 정보인지, B의 정보인지는 누구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만약, A와 B 사이의 관계만을 고려한다면 비밀번호는 B의 정보라고 보아야 합니다. B는 A로부터 계정을 양수받았고, 이미 그 대가를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밀번호가 누구의 정보인지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N모사에 의하여 접근권한이 부여되거나 허용된 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N모사는 L모게임 이용약관에서 계정의 양도나 매매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설사 A가 B에게 계정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N모사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A에게 접근권한이 남아있고, B에게는 정당한 접근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A가 계정을 양도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비밀번호는 A의 정보인 이상, "타인"의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는 볼 수 없어 A는 무죄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계정 양도 후 비밀번호 변경은 언제나 무죄일까?

본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 많은 게이머들이 계정을 양도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해도 무조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건 무척 위험한 생각입니다. 대법원에서는 계정양도 후 비밀번호 변경이 어떠한 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정통망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에는 불고불리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쉽게 말해 법원은 검사가 공소제기한 사실에 대해서만 판단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본 사건에서 검사는 A를 정통망법 위반으로 기소했고, 법원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정통망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A가 처음부터 비밀번호를 변경하기로 마음먹고, 다른 사람에게 계정을 양도한 뒤에 그 대가를 받고, 비밀번호를 변경하였다면 이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죄로서, A가 양수인에게 계속적으로 계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처럼 속인 뒤 대가를 편취하였다면 이는 사기죄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수인은 계정의 비밀번호가 양도인에 의하여 임의로 변경된 경우 민사상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하고 양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용약관상으로는 계정의 양도가 금지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A, B 사이에서는 양도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정 양도 후 비밀번호를 변경한 경우 어떠한 죄에도 해당하지 않거나, 양수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는 것은 아니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병찬 변호사(제라드76)

Posted by 제라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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